지난달 외래 관광객 줄어들고 올 상반기 신규 예약 문의 위축
국내 정치 상황으로 인한 여행 취소 사례까지 겹쳐 관광산업에 단기적 타격 불가피
김현정 의원, 한류 멍들이는 윤석열 수사거부... 한류 피패 대책 마련 촉구
"신속한 수사와 처벌 통해 정치리스크 최대한 줄여야"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고환율 속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에도 지난해 사상 최고의 실적을 거둔 K관광, K뷰티, K푸드 등 한류 산업이 12.3계엄 사태에 대한 수사 거부와 같은 정치 리스크로 타격을 입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8일 민주당 김현정 국회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받은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이 한류에 미치는 영향과 대책에 관한 답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외래 관광객이 줄어들고 올 상반기 신규 예약 문의가 위축되고 있다. 국내 정치 상황으로 인한 여행 취소 사례까지 겹쳐서 관광 산업에 단기적 타격은 불가피한 실정이다.
문체부가 진단한 주요 관광 산업 업종별 상황을 보면 여행업은 12.3비상계엄 사태 초기에 취소와 안전에 관한 문의가 쇄도했다. 정부의 안전 홍보 등으로 상황이 진정되고 있지만 올 상반기 신규 예약을 비롯한 모객은 부진한 실정이다.
호텔업의 경우 계엄령 선포 당시에 취소와 안전에 관한 문의가 집중됐다. 실제 예약 취소율은 예년과 큰 차이가 없으나 신규 예약은 줠었고 정부 인사가 참석하는 연회 행사의 취소에 따른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취소와 연기 문의 전화가 많았던 회의·컨벤션·전시·이벤트 관광(MICE) 산업의 경우도 점차 안정을 되찾고 있으나 상반기 행사 유치와 개최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다.
과거 탄핵 정국 사례를 볼 때 최근 계엄 사태가 국내 소비를 위축시켜 한류 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매월 발표하는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줄곧 100수준을 유지하다가 계엄 사태가 벌어진 지난달 88.4를 기록해 2022년 12월 이래 처음으로 90 아래로 주저앉았다.
앞서 2004년과 2016년 노무현·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에도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하는 일이 벌어졌다.
2004년 3월 노무현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국회 통과 직후 2분기에 89로 직전 분기 95보다 6.3% 떨어졌다. 그 해 4분기에는 85까지 내려갔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2016년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두 달 전보다 10% 줄었다.
문체부는 이에 대해 "과거 탄핵정국이 한류와 관련된 각 산업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별도 보고서는 없다"면서도 "과거 탄핵 국면 당시 사드 배치 논란 등으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 감소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했다는 의견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정 의원은 "12.3계엄사태 이후 국가 이미지가 훼손돼 관광산업 피해가 이미 진행되고 있는 만큼 30년간 공들인 한류를 통해 최근 성과를 보이고 있는 식품, 뷰티, 문화콘텐츠 산업 지원 대책 마련에 힘을 쏟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24년 연간 및 12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농수산식품 수출은 117억 달러, 화장품 수출 규모는 102억400만 달러로 각각 역대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농수산식품과 화장품 모두 처음으로 연간 수출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17년부터 2021년간 K팝, K뷰티, K푸드 등 한류품목의 생산 및 부가가치 유발액은 37조 원과 13.2조 원에 이르고 16만개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문화 영향력은 2017년 세계 31위에서 2022년 7위로 도약했다.
김 의원은 "최근 외신들이 문화강국 한국이 정치적으로 아직도 불안을 떨치지 못했다고 앞다퉈 보도하면서 한류에 대한 호감을 지니고 있는 전세계 소비자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계엄사태에 이은 탄핵정국으로 정치리스크가 커지면서 K팝, K뷰티, K푸드, K컬쳐, K관광 산업 관계자들은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방해해서야 되겠냐는 원망섞인 푸념을 늘어놓고 있다"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김 의원은 "신속한 수사와 처벌을 통해서 정치리스크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말 문체부는 대통령 권한대행 주재로 국가관광전략회의를 열고 교통·숙박 등 지역 관광 인프라 확장, 관광 콘텐츠·산업 확장을 골자로 한 관광 시장 안정화 대책을 내놨다.
또한 앞으로 5년간 문체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와 지자체, 공공 기관, 민간이 함께 우리 고유의 음식·한복·공예·놀이·축제·이야기 등 전통문화를 발굴해서 고부가가치 한류 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이 실시한 2024 해외한류실태조사에 따르면 문화콘텐츠 대중적 인기도는 음식(52.3%), 뷰티(50.8%), 음악(49.8%), 패션(47.1%), 영화(43%), 드라마(40.9%), 게임(38.2%)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농림축산식품부·한식진흥원의 조사에 의하면 한식에 대한 인지도는 지난 5년간 계속 상승해서 60%가 한식을 인지했고 90%이상이 한식을 섭취한 뒤 만족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