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 공주시 퇴역마 학대 방치 사건에 대한 마사회 책임 추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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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 공주시 퇴역마 학대 방치 사건에 대한 마사회 책임 추궁
  • 김영민 기자
  • 승인 2024.11.07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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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된 말과 이미 목숨을 잃고 오물로 뒤덮인 말 사체 발견된 '폐마 목장' 실상에 큰 충격
인간은 평생 벌 수도 없는 돈을 벌었던 퇴역 경주마들은 경마 끝난 지 72시간 안돼 도축
"마사회는경주마 과잉 생산과 육성 그만하고 '폐마 목장' 폐쇄 및 말 보호시설 조성하라"
16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말 복지 수립 범국민대책위원회'는 7일 과천 한국마사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발생한 공주시 퇴역마 학대 방치 사건에 대해 마사회의 책임을 추궁하고 전국 '폐마 목장' 전수 조사하고 당장 폐쇄할 것으로 촉구했다. (사진=범대위)copyright 데일리중앙
16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말 복지 수립 범국민대책위원회'는 7일 과천 한국마사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발생한 공주시 퇴역마 학대 방치 사건에 대해 마사회의 책임을 추궁하고 전국 '폐마 목장' 전수 조사하고 당장 폐쇄할 것으로 촉구했다. (사진=범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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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중앙 김영민 기자] 시민사회단체들이 돈벌이에만 혈안이 돼 정작 자신들에게 엄청난 돈을 벌어다 주는 말의 생명 복지에 무관심한 한국마사회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16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말 복지 수립 범국민대책위원회'는 7일 과천 한국마사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발생한 공주시 퇴역마 학대 방치 사건에 대해 마사회의 책임을 촉구했다. 

2021년 11월 7일 3년 전 오늘 퇴역 경주마 까미는 한국방송공사(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중 와이어 줄에 묶여 제작진에 의해 쓰러지고 끝내 죽음에 이르렀다. 경주마로 이용되고 은퇴 뒤에는 영상 촬영의 소모품으로 이용되다 잔혹한 죽음을 맞은 것이다. 

이에 시민사회단체들은 퇴역 경주마 복지를 위한 법과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큰 변화는 없다는 것.

더구나 지난 10월 15일 공주시 한 무허가 농장에서 방치돼 갈비뼈가 훤히 드러난 말 15마리와 이미 목숨을 잃고 오물로 뒤덮인 말 8마리 사체가 발견되며 '폐마 목장'의 실상이 알려져 큰 충격을 줬다.

경마장, 승마장 등에서 이용되다 다치고 나이 들어 갈 곳 없는 말들을 치료하지 않고 굶기며 방치하는 이러한 곳들은 전국에 여러 곳이 있을 것으로 시민단체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지난 5년간 한 해 평균 1300여 마리 경주마가 은퇴하는 한편으로 정책적 지원 속에 경주용으로 끊임없이 말들이 태어나고 있다고 한다. 

범대위는 "경주마의 과잉 생산과 육성 정책으로는 지금과 같은 생명 폐기 처분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고 제2, 제3의 까미는 계속해서 나올 수밖에 없다"고 헸다. 

첫 번째 발언자로 나선 유지우 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는 "마사회에서 연간 마권 판매로 벌어들이는 천문학적 액수의 수입에 비해 말들의 보호나 복지 비용에는 터무니 없는 예산을 사용하고 있다"며 "농림축산식품부 2024년 '말산업육성지원'에 경주퇴역마 활용지원 사업은 고작 4악3000만원으로 전체 사업 예산의 2.4%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마 경주 실황을 수출해 K-콘텐츠로서 한국 경마를 알리고 한국 말산업 확장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마사회는 국내에서 정말 처참하게 죽임당하는 말들을 외면하면서 결코 신뢰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할 것"이라고 마사회를 정면 비판했다.

이어 김란영 제주비건 대표는 "인간은 평생 벌 수도 없는 돈을 벌어들였던 퇴역 경주마들은 경마가 끝난 지 72시간도 안돼 도축되어 말고기 시장에서 450g당 2만 원에 팔린다"며 "자그마치 45% 경주마들이 죽음으로 퇴역하고 있고 나머지 말들은 어디론가 흘러가 까미처럼 방송용 소품이 되는 등 비참한 삶을 마감한다"고 퇴역 경주마가 처한 실태를 적나라하게 알렸다.

올해부터 추진되는 마사회 '생애주기 말 복지 지원 사업'을 언급한 비글구조네트워크 김세현 대표는 "경주마에서 승용마로 전환된 '천지의빛' 역시 골절 부상으로 재활지원 프로그램을 지원받았으나 공주시 말 방치 학대 현장에서 발견됐다"며 "동물 학대로부터 살아 남은 말들을 보호하는 현장에서 마사회와 농림부의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장희지 동물해방물결 활동가도 "인간의 이익을 위해 이용당한 퇴역 경주마들에게 주어지는 삶은 착취의 반복이자 죽음이라는 현실에 분노하고 슬퍼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착취 구조 속에서 고통받는 말들을 위한 최소한의 권리 보장과 복지 체계를 시급히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발언에 나선 정진아 동물자유연대 사회변화팀장은 "달리는 말의 다리에 로프를 걸고 잡아당겨 강제로 넘어뜨린다는 야만적인 방식의 촬영이 실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많은 일이 있었지만 그 뒤에도 세상은 놀라울 정도로 변함이 없다"며 동물의 생명에 무관심한 현실을 개탄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까미의 죽음을 기억하고 공주시에서 사망한 말들을 애도하며 추모의 의미로 헌화를 진행했다. 

시민 최미정 씨는 추도사를 통해 "우리 사회의 생명의식과 윤리의식의 각성을 촉구하며 지금까지 죽어간 수많은 말들과 생명들이 따뜻하고 다정한 세상에서 안식하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바랐다.

범대위는 한국마사회와 농림부를 향해 경주마 과잉 생산과 육성으로 생명 폐기 처분 그만하고 경주마 번식 규제와 더불어 '폐마 목장' 폐쇄 및 말 보호시설(Sanctuary) 조성을 촉구했다.

아울러 농림부와 국회에 대해 퇴역 경주마 복지 확보를 위해 동물보호법 개정을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기자회견 뒤 범대위는 마사회 말복지센터와 면담을 진행해 공주시 현장에 남아 있는 피학대 동물인 말들에 대한 보호·관리 방안 마련을 요구하고 사태 해결을 적극 모색하기로 합의했다. 

범대위는 공주시 피학대 동물의 보호를 위해 노력하는 한편으로 말들의 복지 확보를 위한 법과 제도 마련을 위해 활동을 앞으로 펼쳐 나갈 계획이다.

'말 복지 수립 범국민대책위원회'에는 동물과함께행복한세상, 동물권단체 하이,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PNR,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을위한행동, 동물자유연대, 동물해방물결, 비글구조네트워크, 생명·환경권행동 제주비건, 생명체학대방지포럼, 어독스, 전국동물활동가연대, 제주동물권행동 나우, 채식평화연대, 충남동물행복권연구소, 한국말복지연구소 등 16개 동물보호 시민단체로 구성돼 있다.

김영민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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