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전세사고 난 악성임대인 집에 또 보증보험 발급... 결국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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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 전세사고 난 악성임대인 집에 또 보증보험 발급... 결국 사고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4.10.16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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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임대인 A씨, 보증사고 금액만 150억원... 이런 사람에게 20억원 또다시 보증 발급
피해를 막아야 할 공공기관이 사고날 게 뻔한 사람에게 또 보증보험 내주며 피해 키워
윤종군 의원 "악성임대인 관리 철저히 하고 구상권 강력히 행사해 채권 회수율 높여야"
HUG "보증보험 심사와 보증기준 강화하고 채권 회수에 전사적으로 역량 집중하겠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악성 임대인의 집에 또다시 수십억원의 전세보증보험을 발급해 줘 피해를 키운 사실이 드러나 비판이 나오고 있다.copyright 데일리중앙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악성 임대인의 집에 또다시 수십억원의 전세보증보험을 발급해 줘 피해를 키운 사실이 드러나 비판이 나오고 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악성 임대인을 지정해 놓고 해당 악성 임대인 집에 또다시 전세보증보험을 발급해 줘 피해를 키운 사실이 드러났다.

피해를 막아야 할 공공기관이 전세 피해를 볼 게 뻔한 악성 임대인의 집에 또 보증보험을 내주며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16일 국회 국토교통위 민주당 윤종군 의원실이 HUG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HUG는 악성 임대인 A씨의 집에 모두 19억8700만원의 보증보험을 추가로 발급해 줬다.

다주택자인 A씨는 2021년 10월 HUG의 '집중관리다주택 채무자', 즉 악성 임대인으로 지정돼 HUG의 집중관리 대상으로 전세보증보험 발급 금지 대상이었다. A씨는 당시 주택 16곳에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았고 사고 금액만 38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HUG는 악성 임대인 A씨의 집을 기존 집의 채무 약 20억원을 상환한다는 조건으로 보증보험을 신규로 발급해 줬는데 발행된 주택이 9곳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이미 변제 능력을 상실한 악성 임대인 A씨의 집에 들어간 9명의 세입자들이다. 이들은 보증보험가입이 된다는 이유로 (HUG를) 믿고 계약했지만 결국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 해 HUG가 보증금 전액을 대신 갚아줬다. 순전히 혈세 낭비다.

이번 사건은 규정대로 전세보증보험 발급 금지 대상인 A씨에게 HUG가 보증발급을 하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HUG가 이런 식으로 악성 임대인 대신 갚아준 금액만 현재 3조4000억원이 넘고 추후 터질 금액이 5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악성 임대인 A씨는 올해 9월 현재 갖고 있는 주택 66곳의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150억원의 보증금 미반환 사고를 냈으며 현재 안심전세앱에 '상습 채무불이행자'로 지정된 상태다.

국회 국토교통위 민주당 윤종군 의원은 16일 HUG의 전세보증보험 발급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악성임대인 관리를 철저히 하고 구상권을 강력히 행사해 채권 회수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HUG는 채권 회수에 전사적으로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copyright 데일리중앙
국회 국토교통위 민주당 윤종군 의원은 16일 HUG의 전세보증보험 발급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악성임대인 관리를 철저히 하고 구상권을 강력히 행사해 채권 회수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HUG는 채권 회수에 전사적으로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 데일리중앙

윤종군 의원은 "전세피해지원센터를 운영하는 공공기관에서 오히려 피해자를 양산한 셈"이라며 "HUG의 잘못된 판단으로 보증발급이 된다는 말만 믿고 계약한 애꿎은 국민만 피해를 본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악성임대인 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구상권을 강력하게 행사하여 회수율을 높여야 한다"고 HUG에 강력히 주문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쪽은 보증보험 심사와 보증 기준을 강화하고 채권 회수에 전사적으로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HUG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사고날 게 뻔한데 어떻게 또 보증보험을 발급했냐'는 질문에 "사고 난 기존의 임차인 말고 신규로 보증을 통해 저희가 대위변제했던 금액을 상환한다는 조건으로, 또 위탁 은행에서도 그렇게 해 달라고 요청을 해 채권 회수에 유리하다고 판단해 보증을 발행했다"고 말했다.

악성 임대인을 뭘 믿고 추가로 보증을 발급할 수 있나는 추가 질문에 그는 "신규 보증 발급 때 받았던 전세보증금이랑 임대인의 추가 납부, 이런 걸 통해 기존 대출을 전부 상환받고 그 조건으로 신규 보증을 발급했기 때문에 HUG 입장에서는 약간 손실도 줄어든 측면이 있고 그 다음에 신규로 들어온 임차인 분들도 HUG 보증을 통해 보증금을 보호받았기 때문에 저희는 그런 것에 근거해서 업무 처리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끝으로 "보증 심사라든가 보증 기준 강화라든가 채권 회수라든가 이런 것이 저희 기관 최대의 현안이기 때문에 재정 정상화에 전사적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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