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중앙 송정은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갖고 변화와 쇄신을 역설했다.
한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변화를 시작합니다', 저의 당대표 취임 일성이었는데 민심에 반응하고, 더 유능해지고, 외연을 확장하라는 것이 국민과 당원의 명령이었다"며 "100일 동안 그 변화와 쇄신을 위해서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많이 얘기하고 힘을 준 건 '여·야·의·정 협의체' 등 의료상황 해결에 관한 것이었다. 이보다 더 시급한 민생이 있을까"라며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하는 의료단체가 더 많아지길 기대한하묘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앞으로) 2년 반의 당과 정의 성과가 다음 정권의 향방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며 "제대로 평가받고 그에 터 잡아서 개혁의 동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겨울이 오기 전에 11월에 먼저 매듭지어야 할 것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가 포함된다.
한 대표는 "'변화와 쇄신'은 우리만 바꾸자는 얘기가 아니다"라며 "정치권 전체가 국민앞에 새롭게 변화하고 쇄신하는 큰 정치개혁으로 확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향해 여야의정 협의체,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이재명 대표 방탄을 위한 헌정 위기 조장 정치 행태 중단을 촉구했다.
다음은 한동훈 대표의 취임 10일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안녕하신가. 국민의힘 당 대표 한동훈이다. 정치를 시작한 지 열 달, 당 대표가 된 지 백일이 되었다. 비대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치렀고, 전쟁 같았던 당 대표 전당대회도 통과했다. 10.16. 재보궐선거는 판이 커져서 마치 당 대표 중간평가 같은 느낌이었다.
재보궐 선거가 끝난 후, 승리한 곳이 아니라 패배한 전남 곡성을 먼저 찾았다. 곡성의 주민들께서는 “다음엔 한번 찍어 주겠다, 자주 와 달라”고 하셨는데, 보수 여당의 대표가 곡성을 찾아간 것이 대한민국이 시작된 이래 처음이었다고 한다. 부산 금정에서는 22% 차이로 61%를 득표했지만, 그게 “부족하지만 기회를 한 번 더 주는 것이다”라는 의미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인천 강화에서는 “북한 대남방송 등 삶의 문제를 해결하라”는 주민들의 명령을 받았다. 한표 한표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힘을 얻고, 차근차근 부족한 것을 채워나가겠다.
‘우리는 변화를 시작합니다.’ 저의 당 대표 취임 일성이었는데, 민심에 반응하고, 더 유능해지고, 외연을 확장하라는 것이 국민과 당원의 명령이었다. 100일 동안 그 변화와 쇄신을 위해서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 지난 100일, 민생정치, 대한민국의 우상향, 청년정치, 정치개혁하자고 소리 높였다.
가장 많이 얘기하고 힘을 준 건 ‘여·야·의·정 협의체’ 등 의료상황 해결에 관한 것이었다. 이보다 더 시급한 민생이 있을까. 어제 정부가 의대생의 휴학 승인을 대학 자율에 맡기겠다며 전향적인 입장을 냈다. 겨울이 오고 있다.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하는 의료단체가 더 많아지길 기대한다. 끝까지 노력하겠다.
‘금투세 폐지’를 집요하고 강하게 얘기했다. 찬반 여론도 그동안 강행에서 폐지로 바뀌었고, 바로 어제 우리 당정이 금투세 폐지를 발표하자 주식시장이 즉각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더불어민주당도 더 미룰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격차를 줄이고 기회를 넓히자’는 목표로 격차해소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성장을 위해서 현재의 삶을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을 통해 복지를 확대하고, 복지가 생산에 기여하는 생산적 복지를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승경제와 대한민국의 우상향이 필수적이다.
반도체와 AI 인프라, 국가전력망의 확충 등으로 대한민국을 우상향시키자는 제 주장도 결국 파이를 키우고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서 국민 개개인 삶의 우상향에 기여하자는 겁니다. 최근 물가와 고용 불안으로 민생이 어렵다. 당과 정의 협업으로 민생의 어려움을 한발 한발 챙기겠다. 상승경제와 격차해소로 국민들의 불안감을 덜어드리겠다.
청년의 삶과 기회는 곧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이다. 보수의 살 길 역시 ‘청년’에 있다. 최근 저희가 그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청년 역면접 행사에서, 청년과 우리 국민의힘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봤다. 청년에게 진짜 잘하겠다. 청년의힘T/F를 만들고, 청년들과 좋은 인재들을 체계적으로 발굴·육성할 수 있도록 인재영입위위원회를 상설화했다.
여야대표회담에선 ‘정치개혁’을 주장했다. 제가 얘기하는 ‘변화와 쇄신’은 우리만 바꾸겠다는 얘기가 아니다. 정치권 전체가 국민 앞에서 새롭게 ‘변화’하고 ‘쇄신’하는, 큰 ‘정치개혁’으로 확장되어야 한다. 총선에서 약속드린 정치개혁방안들을 확실히 관철시키겠다.
간첩법의 개정과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복원을 이슈화하고 진전시킨 것은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 대한민국과 보수의 정체성을 분명히 했고, 북한의 무도한 도발과 억지, 우크라이나 참전에 대해서 분명히 경고했다.
집권당의 대표로서 대통령과 회동했다. 과거와 다른 수평적인 당정관계로서의 발전적인 전환은 국민의힘의 시급한 과제 중 하나였다. 당정이 시너지를 높여서 상생해야만 나라의 퇴행을 막는 정권재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저는 우리 윤석열 정부가 성공한 정부로 남기를 누구보다도 바라고 있다. 그래서 정권을 재창출해야 하고, 반드시 그래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지난 2년 반 우리 정부는 한미동맹을 생산적으로 복원을 했고,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개선했다. 저자세 대북·대중외교에서 탈피해서 대북정책의 원칙을 굳건히 견지했다. 탈원전 정상화, 원전 수출로 무너진 생태계를 복원했고, 세계 원전 르네상스라는 호기를 잡았다. 방산수출이 비약적으로 늘고 대통령이 앞장서서 민관이 글로벌세일즈에 나섰다.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성공해 우리 자본시장과 경제의 위상이 크게 도약했다.
노사관계 현장에서 ‘건설폭력’과 ‘화물연대파업’이 힘을 잃은 것은 정말 큰 성과였다. 연금/의료/교육/노동 등 4대 개혁은 지금까지 어떤 정부도 해내지 못했지만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당과 정이 함께 추진해야 할 포기할 수 없는 과제이기도 하다.
다만, 이런 개혁의 성과들이 그리고 과제들이 몇몇 상황들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과 우려에 가려져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그런 우려와 실망을 해결하고 극복하지 못한다면, 개혁 추진은 어렵다. 역설적으로 그런 우려와 실망을 해결하고 극복한다면, 개혁 추진은 정말 제대로 힘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우리에게는 2년 반이 남아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시간이고, 그 2년 반의 당과 정의 성과가 다음 정권의 향방을 좌우하게 될 겁니다. 제대로 평가받고 그에 터 잡아서 개혁의 동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겨울이 오기 전에, 11월에 먼저 매듭지어야 할 것들이 있다.
첫째, 여·야·의·정을 통해 의정갈등을 풀고 의료공백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 추위가 찾아오면 의료수요가 폭증한다. 지금 풀지 못하면 그야말로 ‘파국’이 올 것이다.
둘째, 발상을 전환하고 변화하고 쇄신해야만 야당의 헌정파괴시도를 막아낼 수 있다. 그 기준은 민심이다. 최근 드러난 문제들을 비롯해서 국민들께서 우려하시는 지점들에 대해서 과감하고 선제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관철할 수 있어야 한다.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일은 옳지 않다. 폭풍을 두려워하며 바라보는 일은 더욱 옳지 않다.” 지난 대구 전당대회에서 보수정치의 재건을 위해서 앞장서겠다고 다짐하며 말씀드린 시 한 구절이다. 다들 다가올 폭풍을 염려한다. 우리 바라보고만 있을 순 없지 않겠는가. 모두가 무엇이 문제인지를 알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안다. 다만, 누구도 문제 해결에 선뜻 나서려 하지 않았다. 제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집권당 대표로서, 그 ‘책임감’으로써 나섰다. 여러분, 뭉치고 단결하겠다. 다만, 문제를 방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뭉치고 단결하겠다.
민주당에게도 분명하게 요구한다.
첫째,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대표가 직접 밝혀야 한다. 지금 국면에서 의료상황 해결은 가장 중요한 민생이고, 또 민생이다. 여·야·의·정 협의체를 가장 먼저 언급한 민주당이, 이제 와서 ‘시기상조다’라고 하는 것은 민생을 포기하고,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외면하는 것이다. 국민의 건강을 정략적으로 볼모 삼아서는 안 된다.
둘째, 북한이 러시아를 위해 파병하고 참전했다.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무도한 행위에 대해서 민주당은 명확하고 공식적인 입장을 밝혀야 한다. 민주당은, ‘국정원 고문기술 전수다’라는 황당한 말 대신 북한 참전에 대해서, 우리 정부 향해서 말고, 북한을 상대로 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셋째, 대표의 범죄혐의에 대한 방탄을 위해 헌정위기를 조장하고 사법시스템을 난도질하는 폭력적인 정치행태 중단해야 한다. 그 어떤 개인도 시스템 위에 있을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사법시스템을 전복하는 것은 나라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국민과 함께 막을 것이다. 제가 앞장설 겁니다.
우리 국민의힘은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다. 지금 위기를 해결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극복하지 못하면, 우리에게 다음은 없다. ‘정권재창출’의 주체가 ‘국민의힘’이 되려면, 우리 모두가 ‘문제해결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우리 모두가 진정으로 사는 길이고, 전체주의적 선동세력을 극복하고 대한민국이 마침내 사는 길이다.
토지개혁과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이끌어 낸 이승만 대통령, 중공업화로 지금의 산업화를 이뤄낸 박정희 대통령, 금융실명제로 부패의 사슬을 끊어낸 김영삼 대통령은 우리 당의 역사에 자랑스럽게 새겨져 있다. 보수의 긍지와 자부심을 바로 세우는, 부끄럽지 않은 정치하겠다. 애국심과 도전정신으로 국민의힘의 중단 없는 변화와 쇄신을 이끌어가겠다. 그렇게 우리당에서 시작된 변화와 쇄신은 낡고 부패하고 국민들로부터 외면받는 정치판 전체를 개혁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정치에 싸움이란 게 없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앞으로도 우리 국민의힘은 국민을 위한 싸움이라면 주저하거나 몸 사리지 않겠다. 다만, 그 과정에서 나라와 국민을 위한다는 명분을 잃지 않겠다. 나라와 국민을 위한다는 그 명분을 잃지 않는다면, 진정한 통합과 포용의 길로 가는 과정이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진짜 목표인 나라가 잘 되게 하는 것, 국민이 잘 살게 하는 것에 더 집중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상승경제와 격차해소를 선순환시켜야 한다.
우리가 상승경제 7법, AI 산업 집중 지원을 통해 성장을 추구하는 것은, 과거처럼 ‘미래’를 위해서 ‘잘 될 놈에게 투자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산업혁명에 비견될 만한 AI 혁명의 지금의 흐름에 올라타서 과거 고도성장기와 같은 성장을 이뤄내고, 그 성장의 과실을 현재의 우리 모두를 위한 복지에 쓰자는 것이다. 성장 자체가 목표가 아니고, 성장의 과실로 현재의 우리 모두를 위한 복지 증진을 이뤄내야 한다. 그것이 우리 모두 다 같이 더 많은 가치를 누릴 수 있는 길, “다 같이 多 가치 사회”로 가는 길이다. 마음을 다해서 끝까지 하겠다.
100일 동안 지켜봐 주시고 격려해 주신 국민들과 당원들께 고맙다. 비판해 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린다. 오가며 뵙는 시민들께서 저에게 “요새 힘들죠, 힘내세요”라는 말씀을 참 많이 하시는데, 정치인이 국민 걱정해야 하는데, 국민이 정치인 걱정하시게 하는 것,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 사실은 지금 여러 가지로 국민 여러분께서 힘드신 것을 잘 안다. 국민 여러분께서 힘내십시오. 고맙다.
송정은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