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때 국민연금공단 복지플래너의 방문이 큰 도움이 되었다. 처음에는 거부했지만 복지플래너는 김씨가 절실하게 필요한 부분에 대해 끈질긴 상담을 진행했다.
복지플래너가 다녀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복지재단의 부식지원을 받아 당장의 끼니를 해결했고 무엇보다 생계비가 필요한 상황에서 구청에 연계돼 긴급생계비 지원(6개월 간 월 50만원)을 받게 됐다.
긴급생계비 지원금으로 밀린 방세 일부를 지불하고 병원진료를 받고 약도 먹고 있다. 끼니가 해결되고 약 복용도 정기적으로 이뤄지니 다시 일을 시작하고 밀린 방세를 갚을 희망이 생겼다고 한다.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은 이런 내용의 장애등급제 개편 시범사업(2015.6~12)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서비스욕구 파악을 통해 서비스를 연계하거나 정보를 제공해 장애인의 복지 욕구를 대부분 해소하는 사업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현재 장애등급제에서는 장애인복지서비스 제공 기준이 장애등급이므로 의학적 판단인 장애등급에 따라 받을 수 있는 복지서비스가 한정된다.
장애등급제 개편을 통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서비스 지원체계의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서비스 제공 기준으로 장애등급 대신 서비스지원 조사를 실시해 개인의 욕구, 장애로 인한 기능 제한, 사회적 환경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 고려해 맞춤형 지원이 가능한 서비스 종합판정을 도입하는 것이다.
현재 장애등급제에서는 지자체와 국민연금공단에서 장애등급을 심사할 뿐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신청 절차가 까다로워 실효성이 낮았다. 장애인 당사자가 직접 서비스별로 개별 신청이 필요해 장애인이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 2014년 장애인실태 조사에 따르면 장애등록 후 복지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비율이 65.4%에 이른다.
개편 후에는 장애등록 신청 또는 서비스 신청 시 국민연금공단의 조사원(복지플래너)이 가구를 직접 방문해 서비스지원 조사를 실시한다. 그 결과에 따라 공공·민간의 필요한 서비스를 찾아 연계, 정보 제공하도록 전달체계를 개편함으로써 원스톱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장애등급제 개편은 박근혜 정부 주요 국정과제로 기존 공급자 중심의 복지전달체계를 장애인, 수요자 중심으로 개편하는 것이다.
시범사업은 서비스 종합판정과 전달체계 개편 모형을 검증하고 실제로 장애인의 서비스 이용 및 만족도를 제고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
이번 시범사업으로 참여 장애인 2565명 중 2534명(98.8%)에게 주간 활동, 장애인 구강진료 등 서비스를 연계하거나 정보를 제공했다고 한다.
특히 기존 등록장애인의 소득지원, 건강의료, 문화여가, 고용, 주거 등 욕구 2614건에 대해 △직접 서비스 연계 639건(24.4%) △정보 제공 1884건(72.1%)을 통해 96.5%의 욕구 해소율을 보였다.
복지부는 또한 시범사업 기간 중 서비스 심의위 운영 등을 통해 신규 복지자원 220건을 추가로 발굴, 서비스가 필요한 장애인에게 연계했다고 밝혔다.
장애등급제 개편은 1차 시범사업 모형개선(2016년 상)→ 2차 시범사업 추진(2016년 하)→ 최종 모형 확정 및 시행 준비(2017년 상)를 거쳐 2017년 하반기 추진 예정이다.
복지부는 "1차 시범사업 모형개선을 위해 2015년 11월부터 '장애인맞춤형서비스지원체계 구축 추진단'을 구성했고 서비스 지원조사표 개선, 전달체계 모형 다양화, 급여체계 개편(안) 마련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범사업 실무 준비를 위해 복지부 내 '장애등급제 개편 실무추진단'이 설치된다.
정부는 아울러 연금공단(2차 시범사업 실무TF팀)과 장애인개발원(장애등급제 개편 지원팀)에 각각 실무팀을 꾸려 지침 마련, 전산시스템 개편, 모니터링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우성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