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금융규제 강화, 이명박 정부는 완화"
상태바
"세계는 금융규제 강화, 이명박 정부는 완화"
  • 석희열 기자
  • 승인 2009.02.19 18:37
  • 댓글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주노동당 정책위, 정책브리핑... "재벌의 은행 소유는 서민에겐 큰 재앙"

▲ 지난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야4당과 시민사회단체가 공동 주최한 '재벌-금융규제 완화가 경제위기 해법인가' 토론회.
ⓒ 데일리중앙 이성훈
민주노동당은 19일 정책브리핑을 통해 "세계는 지금 금융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데 반해 이명박 정부는 거꾸로 금융 규제를 풀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노당 정책위원회는 이날 정책성명을 내어 "2007년 2월부터 본격 시작된 글로벌 금융시장의 동요로 세계 경제는 지금 본격적인 위기를 향해 치닫고 있다"며 "2007년 8월, 2008년 3월, 2008년 9월 위기에 이어 조만간 새로운 위기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른바 '3월 위기설'을 제기했다.

정책위는 "위기의 원인에 대해 여러 설명이 있지만 1980년 이래 급속하게 진행된 금융 규제 완화가 위기의 중요한 요인이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체로 인정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여러 나라들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금융 재규제'를 서두르고 있는 형편"이라고 밝혔다.

민노당 정책위에 따르면,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금융개혁 청사진이 될 G30의 금융안정보고서는 최근 "금융 위기가 지나친 규제 완화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하고 4가지 핵심 사항과 18가지 세부 지침을 통해 규제 강화를 권고했다. 하버드 대학 파산 전문가 엘리자베스 워런 교수는 대공황 이후 가장 철저한 정부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금융 규제를 재도입하기 위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최근 국제금융감독기구 설립을 촉구했고, 유럽 집행위원회는 국제 신용평가사들을 규제할 방안을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또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 오바마 미 대통령은 공개 발언을 통해 구제 금융을 받는 금융기관 임원의 급여를 제한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중국도 금융기관 임원의 급여 제한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노당 정책위 임수강 박사는 "주요 선진 국가들이 금융 위기의 원인이 지나친 금융 규제 완화에 있다고 보고 금융 재규제를 서두르고 있는 마당에 우리 정부는 거꾸로 생뚱맞은 금융 규제 완화 법안을 국회에 제출해 통과시키겠다고 옹고집을 부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민노당은 특히 정부여당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금융규제완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해 재벌이 은행을 소유하게 될 경우 서민에게는 큰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도권 금융기관의 문턱을 넘을 수 없는 금융소외자 수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것.

재벌의 은행 소유는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더욱 부추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은행 경영의 3대 원칙인 수익성, 안정성, 공익성 가운데 수익성만 강조됨으로써 결국 금융기관 리스크는 증가하고 공익성은 뒷전으로 밀릴 것이라는 우려가 이래서 나온다.

은행들은 신용 등급이 낮은 서민들을 은행 창구에서 내쫒는 디마케팅 전략을 추구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러는 사이 현재 800만명에 이르는 금융소외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해 사채업자의 수탈 대상이 될 공산이 크다.

임 박사는 "금융 위기 처리 비용을 줄이는 방법은 서둘러 금융 규제를 다시 도입하는 것"이라며 "여기에는 공적 자금을 투입받은 금융기관들의 국유화도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임수로 2009-02-19 18:55:59
남은 임기가 4년인가?
그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지 뭐.
헌법상 대통령 임기는 보장된거니까.

금산겸영 2009-02-19 19:03:01
아이고야 대한민국 바야흐로 재벌공화국 되겠군.

금산분리 2009-02-19 19:43:49
국유화하면 아무래도 수익성 보다는 공익성을 더 추구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금융소외자 경제 약자들에게도 혜택이 돌아오지 않을 까 싶은데
그렇지 않고는 재벌이 은행을 가져가게 되면 말그대로 은행은 귀족 금융기관이
될게 뻔하다. 서민들은 사금융이나 저축은행같은데 이용하고 돈깨나 있는 놈들만
은행을 들락거리게 될게 너무도 명약관화하다. 이명박 정부가 노리는것도 이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