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진당 중앙위원회 이흥주 의장을 비롯한 중앙위원회 위원과 김홍준 광진(을) 당협위원장 등 서울시당 주요당직자들이 25일 '이인제 사당화'를 비판하며 집단 탈당했다.

최근 이회창 전 대표가 이인제 비대위원장의 당명 변경 등 '이회창 색깔 지우기'에 반발해 탈당한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이흥주 의장 등 주요 당직자 60여 명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오늘 우리는 어려움과 즐거움, 고통과 성취감을 함께 하며 동고동락했던 자유선진당을 떠나기로 결단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떠난다는 착잡함 보다는 최근 이인제의원에게 유린당하고 있는 당의 암담한 현실에 차마 발걸음
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이인제 사당화'를 지적했다.

이어 "4.11총선 패배의 큰 책임자인 이인제 의원은 위기에 빠진 당을 일으켜 세우라는 엄중한 소명을 주어 비대위원장에 추대됐지만 비대위원장을 맡자마자 당을 자신의 사당으로 만드는 데만 골몰했다"고 비난했다.

탈당 당직자들은 또 "많은 당직자들의 반대와 우려에도 불구하고 당명 변경과 정강정책 개정을 실질적인 의견수렴 과정 없이 강행하고 있다"고 이인제 비대위를 거듭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이인제 위원장은 비상 대권을 이용해 독선과 독단을 일삼았으며, 시도당 등 곳곳에 자기사람 심기에도 혈안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흥주 의장은 "이것이 법치와 신뢰를 중시하는 정통 보수 정당으로 자처해온 자유선진당의 현실이자 이인제당의 자화상"이라며 "참담한 심정으로 우리가 당을 떠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루고자 하는 뜻이 있으면 마침내 이룬다'는 뜻의 고사성어 '유지경성(有志竟成)'을 언급하며 "머지않은 시일 내에 뜻을 함께하는 분들과 다시 함께 만나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힘차게 뛸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이회창 전 대표의 측근 내지 지지자들인 이들 탈당파들은 연말 대선을 앞두고 보수신당 창당 등 또다른 역할을 찾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집단 탈당 사태에 대해 자유선진당은 크게 실망하면서도 "탈당 인사들의 당과 국가를 염려하는 마음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문정림 대변인은 "하지만 탈당 인사 명단에서 중앙위 39인 중 11인과 서울시당 8개 당협위원장 중 2인은 본인의사와 상관없이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전당대회 무산이나 당의 분열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된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비대위는 최근 국민 공모를 통해 당명을 '선진통일당'으로 고치고 오는 29일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서 새 당명을 최정 확정할 예정이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