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 대통령, 국회 안오시는 게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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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 대통령, 국회 안오시는 게 도움"
  • 석희열 기자·주영은 기자
  • 승인 2011.11.14 16:0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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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빈손으로 오면 빈손으로 가야 할 것"... 임태희 "면담기회 달라"

▲ 손학규 민주당 대표(왼쪽)가 14일 오전 11시 국회 당 대표실로 찾아온 임태희 대통령실 실장을 자리로 안내하고 있다.
ⓒ 데일리중앙
민주당이 15일로 예정된 이명박 대통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처리 협조를 위한 국회 방문에 강한 반대 입장을 유지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대통령의 국회 방문을 앞두고 14일 의견 조율을 위해 국회를 방문한 임태희 대통령 실장에게 "대통령께서 빈손으로 오시면 빈손으로 가셔야 할 것"이라며 강경 입장을 전달했다.

이용섭 대변인은 더 나아가 아예 "대통령께서 국회에 오실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민주당 공보실에거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더 나아가 "대통령이 새로운 제안 없이 국회를 방문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만 낸다"며 이렇게 말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집무실에서 임태희 실장과 면담에서 "우리 민주당은 애초에 제시했던 10+2재재협상의 입장에 변함이 없고, 특히 ISD 독소조항은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의원총회에서도 여러 가지 의견이 있었지만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면 그 약속이라도 받아오라는 것이 의원총회에서의 결론이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손 대표는 "지금 우리 당에는 대통령이 오신다고 하니까 강행처리를 위한 수순 밟기가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며 "행여라도 강행처리를 하기 위한 여론 조성을 위해서 오는 것이라고 하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침 최고위원회의 분위기를 얘기하며 "대통령이 오시면 우리가 그동안 요구한 ISD조항 폐지 문제에 대해서 가지고 오는 것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빈손으로 오실 것 같으면 빈손으로 가셔야 한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그런 상황이라면 오시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이 오늘 당에서 논의한 내용"이라며 "지금 말씀드린 대로 우리가 제시한 요구조건에 대해서 충분한 응답을 가지고 오지 않을 경우에는 오히려 정부와 국회 간의 관계만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동영 최고위원도 이날 낮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에서 "대통령께서 그냥 오시겠다는 것은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오셔봐야 헛 수고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특히 미국을 방문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이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귀속말을 한 TV화면을 언급하며 "무슨 말을 했을지 궁금하다"며 관심을 보였다.

민주당 지도부의 강경 입장에 청와대는 "미국에 새로운 재협상을 제의하기는 지금 매우 어렵다"며 민주당의 협조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태희 실장은 "대통령께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새로운 제안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 그렇지만 오셔서 서로 얘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발효가 되더라도 레터가 왔다 갔다 한 것을 보면 ISD라는 말은 없지만 협정문에 문제가 있으면 서로 논의할 수 있는 구조는 갖춰져 있다. 그러니 면담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 손학규 민주당 대표(오른쪽)가 14일 오전 11시 국회 당 대표실로 찾아온 임태희 대통령실 실장과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왼쪽)에게 한미FTA 관련한 민주당 입장을 설명하며 이명박 대통령의 15일 국히 방문 일정에 반대한다는 뜻을 전달하고 있다.
ⓒ 데일리중앙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현 시점에서의 대통령의 국회 방문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전달했다.

이용섭 대변인도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시점의 민주당의 입장은 대통령이 오시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확인했다. 새로운 제안 없이 그냥 방문하는 것은 FTA 처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 대변인은 "만약 오바마 대통령과 얘기를 나눠 재협상을 한다든지 FTA 처리를 위해서 도움이 되는 새로운 제안이 있으면 방문을 하시고, 그렇지 않으면 정중하게 오시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현재 민주당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의 '새로운 제안'은 "ISD 폐지를 위한 미국 정부와 재협상을 하겠다는지, 한미FTA는 국회에서 여야가 협상을 통해 처리하라, 강행처리는 안하겠다는 등의 입장을 말한다"고 부연했다.

왜 이 시점에서 대통령의 국회 방문이 도움이 되지 않는 걸까. 이용섭 대변인은 이러한 물음에 "지금 대통령이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 것인지, 청와대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두 알고 있다. 그것은 오시지 않아도 다 알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그런데도 대통령이 국회 방문을 밀어붙이려는 데는 꼼수가 있다고 주장했다. 야당에게는 반대를 위한 반대의 모습을 국민들에게 각인시키고, 한나라당에게는 강행처리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이다.

이 대변인은 "대통령이 국회까지 방문해서 야당에 협조를 요청했음에도 야당은 계속 반대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이고자 하는 것이다. 이것은 밀어붙이기 압박용이고, 모양 갖추기이고, 밀어붙이기를 위한 수순이고, 명분 쌓기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 대변인은 '임태희 실장이 손 대표와 면담 뒤 반응이 어땠냐'는 질문에 "매우 아쉬운 표정을 나타냈다. 결국 국회 방문 여부는 대통령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2일부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를 방문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은 14일 오후 귀국할 예정이다.

한편 청와대는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 방문 일정을 15일 오전 11시쯤으로 한나라당과 국회의장실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의 야당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회 방문을 밀어붙일지 주목된다.

석희열 기자·주영은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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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 2011-11-15 08:52:23
국회 방문도 강행처리 밀어붙이기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