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 '친박 복당' 공론화
상태바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 '친박 복당' 공론화
  • 주영은 기자
  • 승인 2008.04.30 10:28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형근·김학원 "복당 허용하라" 지도부 압박... 강재섭 "국민 뜻 어긋나"

▲ 한나라당 강재섭(오른쪽) 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친박 인사들의 복당 문제와 관련해 정형근 최고위원의 발언을 들으며 불편한 모습을 하고 있다.
ⓒ 데일리중앙 이성훈
30일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뜨거운 감자'로 여겨졌던 친박 인사들의 복당 문제가 정식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박근혜 전 대표가 전날 친박 인사들의 복당 여부를 최고 의결기구인 최고위원회에서 공식 결정해 줄 것을 거듭 요구한 데 대해 정형근, 김학원 최고위원이 작심한 듯 복당 문제를 집중 거론하며 공론화를 시도했다. 

그동안 강재섭 대표는 '7월 전당대회 전 복당 논의 불가' 입장을 천명하며 이 문제를 최고위원회의 정식 안건으로 올리지 않았다. 이에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은 사당이 아니다"라고 강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며 최고위원회의에서 결론을 내줄 것을 거듭 요구해 왔다.

친이(친이명박) 성향의 정형근 최고위원은 먼저 "최고위원이자 책임있는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 문제에 대해 우리가 더 이상 회피하거나, 미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친박 인사들 탈당은 잘못된 공천으로 인해 발생한 일"이라고 규정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어 "이재오 전 최고위원은 사심을 갖고 당내에 자신에게 껄끄럽거나 라이벌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을 모조리 내치면서 한나라당을 정쟁의 장으로 변질시켰다. 또한 이방호 전 사무총장은 공심위원의 책임자의 한사람으로서 호가호위하면서 대통령을 속이고 공천위원도 속였다"고 비판했다. 실명이 거론된 두 사람의 대응이 주목된다.

그는 "이번 공천은 분명히 잘못된 공천"이라며 "한나라당 공천이 잘못됐다는 것은 대선에서 압승했던 우리가 당초 180석 내지 190석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힘겹게 과반의석을 차지한 것과 한나라당의 아성인 경남에서 이방호 전 사무총장이 낙선한 것이 이를 단적으로 증명해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친박연대든 무소속이든 잘못된 공천으로 인한 분들은 선별적으로 복당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박 전 대표의 일괄 복당 요구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정 최고위원은 "친박 탈당인사들에게 무조건 복당을 허용한다거나 반대로 무조건 안 된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라며 "공천을 잘못한 당에서 결자해지의 차원에서 억울하게 공천에서 탈락한 인사들에 한해서 복당을 허용해야 한다"고 강재섭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를 정면 압박했다.

그러자 친박계인 김학원 최고위원도 가세했다. 김 최고위원은 "많은 사람들이 공천 과정에서 방법과 절차가 잘못됐다고 지적을 해왔다"며 "집권여당이라고 하면 그와 같은 국민의 의사를 잘 음미해보고 이에 따라서 당의 처리를 해나가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강 대표를 겨냥해 "평당원의 이야기도 귀담아 듣고 논의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직전 당의 대표였고 유력한 대선 후보였던 사람이 전당대회에 대한 출마 여부를 걸고까지 요청한 사안에 대해 최고위원회의에서 일언반구 대꾸 없이 묵살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라고 뼈있는 말을 던졌다.

김 최고위원은 이어 "복당 문제에 관해서 최고위원회의에서 그 타당성 여부를 신중히 검토해서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옳다"면서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식으로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이후 진행된 비공개 회의에서는 강 대표의 반대로 복당 문제가 정식 안건으로 채택되지 못한 채 불발에 그쳤다.

강 대표는 "저의 소임은 이번 18대 국회 원 구성까지를 잘 마무리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국민 여러분들께서 만들어주신 판세를 인위적으로 재조정하는 것은 오히려 국민의 뜻에 어긋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고 동석한 조윤선 대변인이 전했다.

정, 김 최고위원 등 다른 최고위원들도 "이 문제는 앞으로 시간을 두고 보자"라고 한 발 물러서면서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다.

주영은 기자 chesill@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박그네 2008-04-30 18:28:39
강재섭, 이제 한번 해볼테야?
까불지 마. 죽는수가 있어 알간?

놀부 2008-04-30 18:02:15
싫다는 사람 붙잡고 자꾸 사정해봐야
자기만 우스운꼴 난다고.
박근혜야 할만큼 했으니 뭘 그리 연연하는지 몰겠네.
공을 강재섭한테 넘겼으니 그쪽에서 넘어오기를 기다려.
차내버리든지 어떻게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