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남녀 40% "향후 결혼 생각없어"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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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남녀 40% "향후 결혼 생각없어" 이유는?
  • 송정은 기자
  • 승인 2024.05.03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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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결혼하지 않은 성인 남녀 10명 중 4명가량은 앞으로도 결혼할 생각이 없거나 결혼해 대해 생각해본 적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금까지 정부가 진행한 저출산 정책에 대해서도 열에 아홉은 "효과 없다"고 판단했다.

2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올해 3월 29일부터 지난달 3일까지 전국 25-49세 남녀 201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결혼·출산·양육 인식 조사(95% 신뢰수준 ±2.2%포인트) 결과, 아직 결혼하지 않은 응답자 가운데 결혼 의사를 긍정적으로 밝힌 비율은 61.0%다. 반면 '나중에도 하고 싶지 않다'는 22.8%, '생각해본 적 없다'는 16.3%로 집계됐다.

결혼할 의사가 있는데도 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남성의 경우 '자금 부족'이 82.5%로 가장 높았다. 여성은 적당한 상대를 못 만났다는 이유가 75.5%로 가장 많이 꼽혔다.

결혼 의향이 없는 이들은 '성별 간 역할 부담감'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남성의 경우 결혼식 비용, 신혼집 마련 등 경제적 부담(88.9%), 여성은 가사, 출산, 양육 등에 대한 부담(92.6%)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

이들은 주거·일자리 등 경제적 조건과 일·가정 양립이 개선된다면 결혼·출산을 긍정적으로 여길 것이라 응답했다. 또 응답자들은 결혼 자금으로 평균 주택자금 2억 4000만 원, 그 외 비용 7900만 원이 필요하다고 여겼다.

자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61.1%로 조사됐다. 출산 부담이 큰 여성(51.9%)이 남성(69.7%)보다 자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낮은 경향을 보였다. 특히 25~29세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자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34.4%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응답자들은 이상적인 자녀 숫자가 1.8명이라 여기지만, 자녀가 없는 남녀의 32.6%만이 출산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이들이 꼽은 출산 장려 조건은 ▲육아휴직·단축근무 시에도 충분한 급여 보장(88.3%) ▲적은 근무시간과 충분한 육아시간 보장(85.2%) ▲자유로운 육아휴직 사용(83.2%) ▲정부의 양육수당 지원 상향(81.9%) 등이 높게 나타났다.

또한 출산할 뜻이 있는 여성 응답자 중 88.8%는 출산 이후에도 경제활동이 지속되기를 원했으며, 자녀가 있는 부모들은 시설 돌봄이나 가정 돌봄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 초등돌봄 기관인 늘봄학교에 대해 부모 77.6%가 이용을 희망했고, 이 중 30.4%는 6학년까지 이용할 수 있기를 바랐다.

응답자의 89.6%는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90.8%는 지금까지의 저출산 정책이 효과가 없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특히 그동안 진행된 저출산 정책 캠페인에 대해서는 '반감이 든다'는 비율이 48.0%에 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주거·일자리 등 경제적 지원과 일·가정 양립이 결혼과 출산을 결정하는 데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며 "체감도 높은 저출산 대책을 마련하고 육아 친화적인 문화·환경이 마련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송정은 기자 blue1004sje@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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