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알뜰주유소, 실상은 '황제주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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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알뜰주유소, 실상은 '황제주유소?'
  • 송정은 기자
  • 승인 2024.10.21 1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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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터당 최대 297원 비싸게 판매... 알고보니 전 휴게시설협회장이 운영
입찰 방식 변경 뒤 도로공사 이익 늘어... 유류세 인하도 일부만 적용
정준호 의원, 21일 국정감사에서 도로공사의 적극적인 관리 감독 주문
함진규 한국도로공사 사장 "해당 업체에 시정하라고 경고 조치한 상황"
국회 국토교통위 민주당 정준호 의원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고속도로 알뜰주유소가 실상은 '황제주유소'라고 지적하고 도로공사의 적극적인 관리 감독을 주문했다.copyright 데일리중앙
국회 국토교통위 민주당 정준호 의원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고속도로 알뜰주유소가 실상은 '황제주유소'라고 지적하고 도로공사의 적극적인 관리 감독을 주문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송정은 기자] 고속도로 알뜰주유소 일부가 사실상 '황제주유소' 로 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국회 국정감사에 제기됐다. 

이를 감독해야 할 도로공사는 유류세 인하분을 일부만 적용하는 등 이익 확대에만 신경쓴다는 비판도 나왔다.

그러나 도로공사는 그동안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국정감사를 앞두고 지난 9월 말부터 알뜰주유소 운영 업체에 시정 조치를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국토교통위 민주당 정준호 의원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원일유통이 운영하는 알뜰주유소에서 리터당 최대 297원 비싸게 기름을 파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시정을 철저한 관리감독을 촉구했다.

도로공사에 정준호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원일유통이 운영하는 춘천(부산), 강천산(광주), 강천산(대구) 알뜰주유소의 유류 판매가를 보면 휘발유는 리터당 최대 271원, 경유는 리터당 최대 297원 비싸게 판매하고 있다.

고속도로의 특성상 시민들의 주유소 선택 폭이 넓지 않음을 감안할 때 사실상 도로공사가 폭리를 허용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원일유통의 사주는 휴게소사업자의 모임인 ㈔한국고속도로휴게시설협회장을 지낸 정아무개씨로 알려졌다. 정씨가 운영하는 휴게소는 2년 연속 최하위 등급을 받았음에도 퇴출되지 않고 현재 운영 중에 있다고 한다.

도로공사의 이윤 추구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됐다. 

도로공사는 지난해 8월 입찰방식 변경으로 리터당 15.6원 싸게 매입했다고 발표했으나 실제로는 경유차는 리터당 약 8원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정준호 의원실은 밝혔다.

입찰 방식 변경 전 알뜰주유소와 일반주유소의 평균 가격 차가 리터당 93원이었는데 변경 뒤에는 85원으로 격차가 줄어들었다고. 그 차액는 도로공사의 이익으로 이전돼 입찰방식 변경 전보다 영업이익이 약 244억원으로 늘었다.

도로공사는 유류세 인하분도 일부만 적용했다는 지적이다. 

2021년 이후 정부는 국민 부담을 덜기 위해 세 차례에 걸쳐 유류세 인하를 결정했으나 도로공사는 1차, 2차 인하에서 인하분의 일부만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세금 감면이 공사의 영업이익으로 변질된 셈이다.

정준호 의원은 "기름값은 국민의 실생활과 직결되기 때문에 도로공사의 적극적인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며 "일부 임대 주유소에서 부당한 가격으로 연료를 판매하는 행위를 조속히 근절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입찰방식 변경, 유류세 인하 미반영 등으로 도로공사의 영업이익은 늘어나겠지만 소비자인 국민의 손실은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고물가 시대에 국민들과 이익을 나눌 수 있도록 도로공사가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함진규 도로공사 사장은 "원일유통에 대해 9월 말에 경고 조치했고 마지막으로 시정하라고 조치하고 지금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고 답변했다.

송정은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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