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통위원, 1인당 7억원 혈세... 1회 발언에 1400만원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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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통위원, 1인당 7억원 혈세... 1회 발언에 1400만원 챙겨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4.10.14 1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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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성 뒤에 숨은 금융통화위원 5명, 도대체 이들이 어떤 사람이기에 연간 유지비 35억원?
정일영 의원 "회의당 6~7번 발언만 하고도 연간 7억원 혈세 지원... 국민 눈높이 맞지 않아"
한국은행 "통화위원은 통화정책뿐 아니라 수많은 일을 전 국민과 국가경제를 위해서 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5명에게 연간 35억3000만원이라는 막대한 국민 혈세가 지급되고 있어 혈세 낭비아니냐는 지적이 국회에서 나왔다. 한국은행은 통화위원들이 통화정책뿐 아니라 하는 일이 많다고 했다. (사진=한국은행)copyright 데일리중앙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5명에게 연간 35억3000만원이라는 막대한 국민 혈세가 지급되고 있어 혈세 낭비아니냐는 지적이 국회에서 나왔다. 한국은행은 통화위원들이 통화정책뿐 아니라 하는 일이 많다고 했다. (사진=한국은행)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한국은행 임명직 금융통화위원 5명에게 연간 35억3000만원이라는 막대한 국민 혈세가 지원되는 것으로 드러나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인당 7억600만원 꼴이다.

금융통화위원회는 한국은행의 통화신용정책에 관한 주요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정책결정기구로서 한국은행 총재 및 부총재를 포함해 모두 7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국민들은 저들이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 민주당 정일영 의원이 14일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임명직 금융통화위원 5명을 유지하는데 연간 35억3000만원의 국민 혈세를 쏟아붓고 있다.

구체적으로 금융통화위원 1인당 ▲연간 보수액 3억5200만원 ▲업무추진비 연간 3200만원 ▲3급 혹은 4급 보좌진 최대 1억 3700만원, ▲일반 사무(비서) 4800만원 ▲일반 기능(기사) 5500만원 ▲차량(G80전기차) 8200만원 등 모두 7억600만원씩을 지급했다.

보통 국민이 평생을 저축해야 모을 수 있는 막대한 자금을 한국은행은 국민 혈세로 통화위원원들에게 지급하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국민 눈높이와 상식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통화위원들이 무엇 때문에 이렇게 많은 돈을 지급받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한국은행도 5000만 국민을 위해서 일하고 있다고만 할 뿐 왜 통화위원 유지에 35억원이 들어가갸 하는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했다.

정일영 의원은 금통위원 5명에게 국민 세금으로 지급되는 비용이 상당한 수준이지만 이들의 역할이 적정한가에 대한 문제 제기는 지속적으로 돼 왔다고 밝혔다. 

금통위원은 연 8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논의·결정하거나 보고서·강연·기고 등을 통해 국가경제 및 통화신용정책 방향에 영향을 주는 자리다.

정일영 의원실에서 한국은행에서 제출한 통화정책방향 회의당 발언 건수를 분석한 결과 각 금통위원들은 회의당 평균 10회의 발언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적게 발언한 M위원의 경우 회의당 평균 6회, 가장 많이 발언한 A위원은 회의당 평균 17회 발언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M위원의 경우 1회 발언당 1470만원을 챙긴 셈이고 가장 많이 발언했다는 A위원의 경우도 회의당 약 520만원을 받은 셈이다. 

국가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위원들의 발언이 국민 상식에 미치지 못하는 횟수인 것도 문제지만 이들의 역할에 비해 지원이 과도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지점이다.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발언 이외에 금통위원들의 보고서, 강연, 기고 등의 실적도 저조했다. 

올 2월 임명된 황건일 위원은 7개월간 보고서 1건을 작성했고 올 4월 임명된 김종화 위원, 이수형 위원은 5개월 간 실적이 전무했다. 

지난해 4월 임명돼 12월까지 금통위원으로 활동한 박춘섭 현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도 8개월간 강연 1번의 실적이 전부였다. 

박 비서관은 금통위원으로 임명된 지 8개월 만에 경제수석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1997년 한국은행법 6차 개정 이후 역대 최단기 금통위원으로 기록됐다.

정일영 의원은 "금통위원들의 전문성과 역량을 점검하기 위해 실명 회의록, 발언 횟수 등의 상세한 자료를 요구했지만 익명성을 이유로 자료조차 제출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통화정책회의당 6~7번의 발언을 한 금통위원에게 국민혈세 총 7억원이 투입되는데 혈세의 총량에 비해 이들의 역할이 적정한가에 대해 국민들께서 의문이 드실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금통위원은 경제정책의 한 축인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자리에 있기 때문에 국내외 경제 흐름 분석, 물가지수 상승 및 급격한 가계부채 변동 추이 등 경제적·사회적 부작용을 앞서서 내다보는 전문성을 지녀야 한다"며 "국정감사에서 금통위원의 전문성을 검증하고 가파르게 변화하는 국내외 경제 상황 등으로 발생하는 여러 변수에 대응할 역량이 있는지 면밀히 들여다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운화 쪽은 국회의 지적이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금융통화위원회가 통화정책방향 회의 말고도 1년에 정기회의가 24회, 또 이런 회의를 준비하기 위한 심의회들이 1년에 100건씩 열린다. 단순히 통화정책회의에서 위원 각각이 몇번 발언했느냐만 보고 판단하는 것은 좀 아니지 않느냐"는 취지로 말했다. 회의록은 위원들 각자의 수많은 발언 내용을 요약·정리한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바라봐야 한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또 금통위원들은 통화정책 방향이나 기준금리 결정 말고도 수많은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은행에 2000명이 근무를 하고 있는데 저희가 한국은행을 위해서 일하는 게 아니라 전 국민을, 국가 존재를 위해서 일을 하고 있는 거다. (한국은행 직원들이) 누구를 위해서 일을 하고 있나, 그런 관점에서 바라봐야 더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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