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송골매 콘서트 '늘-봄'... 3000여 명 열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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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송골매 콘서트 '늘-봄'... 3000여 명 열광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4.10.13 00:15
  • 수정 2024.10.13 02:23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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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주옥같은 명곡 공연에 열성팬들 소리지르며 열광
'어쩌다 마주친 그대' '세상모르고 살았노라' '희나리' '빗물' '아득히 먼곳' '탈춤' ·····
구창모의 윤기나는 미성과 배철수의 묵직하면서 직설적 노랫말이 매력... 역시 송골매
12~13일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일산, 부산, 대구 등 전국 순회 공연 연말까지 이어져
1979년 데뷔 이래 반세기 동안 대중의 사랑을 받아 온 송골매(보컬 배철수, 구창모)가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2024 송골매 콘서트 늘-봄'을 열었다. 이날 공연장을 찾은 3000여 명의 열성팬들은 공연 내내 함성을 지르며 열광했다. (일부 사진=드림메이커 엔터테인먼트)copyright 데일리중앙
1979년 데뷔 이래 반세기 동안 대중의 사랑을 받아 온 송골매(보컬 배철수, 구창모)가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2024 송골매 콘서트 늘-봄'을 열었다. 이날 공연장을 찾은 3000여 명의 열성팬들은 공연 내내 함성을 지르며 열광했다. (일부 사진=드림메이커 엔터테인먼트)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1979년 데뷔 이래 반세기 동안 한국 록의 역사를 써내려 가며 대중의 사랑을 받아 온 송골매(보걸 구창모, 배철수)가 2년 만에 대규모 콘서트를 열었다.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막이 오른 '2024 송골매 콘서트 늘-봄'. 구창모의 윤기나는 미성과 배철수의 묵직하면서 직설적인 노랫말이 매력적인 송골매 콘서트를 보기 위해 3000여 명이 이날 공연장을 찾았다.

오후 5시 구창모가 먼저 무대에 올랐다. 1982년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던 '어쩌다 마주친 그대'를 열창하자 그의 열성팬들은 형광 막대를 흔들고 함성을 지르며 열광했다.

구창모는 이 노래에 대해 "통기타를 치면서 30분 만에 만든 곡"이라고 소개했다. 배철수는 "오늘날 송골매가 있게 한 노래"라고 했다.

배철수는 "명곡 중에는 짧은 시간에 만들어진 노래가 많다. 비틀즈 '헤이주드(Hey Jude)'도 폴 매카트니가 30분 만에 만들었다"고 말했다. 1968년 발표된 '헤이주드'는 비틀즈의 가장 성공한 노래이자 1960년대를 통틀어 가장 크게 성공한 곡 중의 하나로 꼽힌다.

구창모는 "라디오 DJ 출신의 얘기니까 거짓은 아닐테고 그렇다면 제가 폴 매카트니와 같은 반열입니까"라고 물었고, 배철수는 "폴 매카트니가 우리말을 모르니까 그렇다고 해두죠"라고 답해 공연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번 콘서트 주제를 '늘-봄'으로 한 데 대해 송골매는 "봄처럼 풋풋했던 청춘을 일깨운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배철수는 1983년 송골매 3집 앨범에 수록된 '빗물'을 불렀는데 구창모는 "방송에서 (배우) 유해진씨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가 배철수가 작곡한 '빗물'이라고 하지 않았나"라며 "대한민국 남자라면 '빗물' 한 번씩은 다 불러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배철수는 "왜 제 노래는 남자들만 부르는지 모르겠다. 여자분들도 좀 불러줬으면 좋겠다"고 말해 객석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그러면서 그는 '빗물'에 대해 "녹음실을 잡아놓고 녹음할 곡이 없어서 20분 만에 만들었던 노래"라고 소개했다.

두 사람은 또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배우 이선균씨가 불렀던 구창모의 '아득히 먼곳'에 얽힌 얘기를 나누며 노래 제목처럼 아득히 먼곳으로 훌쩍 가버린 그의 명복을 빌었다. 

이선균씨는 2022년 송골매 40주년 콘서트에 초대돼 이 노래를 직접 불렀다. 그 뒤 배철수의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에 나와 송골매 다음 콘서트에 나오겠다 했지만 끝내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지난해 12월 하늘나라로 떠났다. 

"찬 바람 비껴 불어 이르는 곳에/ 마음을 두고 온 것도 아니라오..."

구창모는 떨리는 듯한 목소리로 '아득히 먼곳'을 참으로 애절하게 불렀다. 노래가 끝나자 박수갈채가 쏟아졌고 구창모는 "이선균씨가 하늘나라에서 평안하게 쉬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배철수가 1979년 발표한 히트곡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를 열창하면서 객석이 다시 뜨겁게 달아 올랐다. 객석에서는 함성을 지르고 떼창을 해 대장관을 이뤘다.

이날 공연에서는 무대 위에 라디오 오픈 스튜디오를 옮겨 놓은 듯 배철수와 구창모가 나란히 세트에 앉아 DJ를 하며 팬들이 보낸 사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사연을 소개하다 구창모는 "(저도) 사랑에 빠져보고 싶다"고 했고 배철수는 특유의 멘트로 "젊었을 때 제 미모를 숨기느라 머리를 길게 기르고 며칠씩 감지도 않고 다니면서 참 힘들었다"고 말해 또다시 한바탕 웃음보가 터졌다.

"사랑함에 세심했던 나의 마음이/ 그렇게도 그대에겐 구속이었소/ ... / 내게 무슨 마음에 병이 있는 것처럼/ 느낄만큼 알 수 없는 사람이 되어/ ... / 나의 잘못이라면 그대를 위한/ 내 마음의 전부를 준 것뿐인데..."

구창모는 송골매 탈퇴 뒤 1986년 솔로 데뷔곡인 '희나리'를 불렀는데 열성 팬들의 뜨거운 호응에 감정이 북받쳐 목이 메는지 눈시울을 붉히며 돌아서 잠시 멜로디만 흘렀다.

노래를 마친 뒤 구창모는 "노래 부르다 울컥했다. 여러분 성원과 사랑이 가슴에 와닿았다. 이런 모습도 라이브니까 보는 거다. 감사하다"면서 객석에 고개숙여 인사했다.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탈춤' '세상만사' 등 우리네 인생의 서사를 얘기하는 배철수와 '아득히 먼곳' '아픈만큼 성숙해지고' '희나리' 등 애틋한 사연을 홀로 삼키는 듯한 구창모의 노래는 공연 내내 대비됐다.

송골매는 공연 막바지 나이트클럽 커버 무대를 선보였는데 20세기 레트로 팝이 쏟아졌다.

'프라우드 메리'(CCR), '뷰티풀 선데이'(다니얼 분), '컴백'(더 제이 가일즈 밴드), '배드 케이스 오브 러빙 유'(로버트 팔머)를 배철수와 구창모가 번갈아가며 불렀다. 익숙한 멜로디와 번쩍이는 조명에 3000여 관객은 일제히 일어서서 소리를 지르며 몸을 흔들었다.

이어 '세상만사'(배철수), '내 마음의 꽃' '길지 않은 시간이었네'(배철수+구창모), 그리고 객석의 앙코르 요청에 송골매는 '어쩌다 마주친 그대'와 '모두 다 사랑하리'를 열창했고 팬들은 함성과 박수갈채를 보내며 화답했다.

이날 송골매는 150분 동안 자신들의 주옥 같은 히트곡과 팝송(4곡) 등 24곡을 불렀는데 모두 라이브로 팬들에게 선물했다. 

'2024 송골매 콘서트 늘-봄'은 12~13일 서울 공연(올림픽홀)을 시작으로 ▶일산(11/16~17, 고양 아람누리 아람극장) ▶부산(11/30~31, 벡스코 오디토리움) ▶대구(12/7~8, 엑스코 오디토리움) 등 전국을 순회하며 연말까지 이어진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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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나 2024-10-13 14:39:08
송골매 멋져요.
어찌나 그렇게 노래를 잘하는지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정말 구창모가 송골매를 배신했나요??

김** 2024-10-13 10:27:58
어제 구창모씨가 아득히 먼곳 부를때
고 이선균씨 생각이나서 눈물이 날것 같았다.
고 이선균씨 하늘나라에서 평안하길 빕니다.

40년팬 2024-10-13 07:56:07
구창모팬클럽 대단했습니다.
구창모 오빠가 눈물 흘릴만 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