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민사회, 현대중공업 희망퇴직 강력 규탄
상태바
노동·시민사회, 현대중공업 희망퇴직 강력 규탄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5.03.09 16: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중, 1000여 명 희망퇴직... 박근혜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혁 본질?

▲ 지난해 3조원의 적자를 기록한 현대중공업이 과장급 이상 직원 1300~1400명에게 희망퇴직을 권고해온 것으르 드러나 박근혜정부가 추진하는 노동시작 구조개혁과 맞물려 파장이 예상된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현대중공업이 지난해부터 과장급 이상 직원 6000명 가운데 1300~1400명에게 희망퇴직을 권고해온 것으르 드러나 박근혜정부가 추진하는 노동시장 구조개혁과 맞물려 파장이 예상된다.

박근혜 정권이 추진하는 '비정규직 종합대책'과 '노동시장 구조개혁' 본질은 △더 쉬운 해고 △더 낮은 임금 △더 많은 비정규직 양산이라는 게 노동계의 주장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조원의 적자가 났다며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삼호중공업 임원 30%를 퇴출했다.

여기에는 시도 때도 없이 구조조정을 당해온 하청노동자들 뿐 아니라 지난해 말부터는 과장급 직원 6000명 중 1000명 이상에게 퇴직을 강요해 왔다.

현대중공업 회사 쪽은 희망퇴직 대상자 1300~1400명 중 1000명 이상이 희망퇴직을 한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3조원이라는 적자를 기록하기까지 업무 비효율이 많았다"며 "이러한 비효율을 없애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인력 감축 계획에 따라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공기업인냥 직원들의 업무 비효율이 발생해왔다고 한다.

이달 18일 공식 출범하는 (가칭)장그래 살리기 운동본부(준)는 9일 보도자료를 내어 "현대중공업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규모 인적 퇴출 과정이야말로 박근혜 정권의 '노동시장 구조개혁'과 '비정규직 종합대책'의 본질과 맞닿아 있다"며 인적 구조조정 중단을 촉구했다.

장그래 살리기 운동본부는 "현대중공업은 희망퇴직 대상자가 퇴직하지 않으면 먼 곳으로 발령을 내거나 업무용 컴퓨터를 치워버렸고, 그래도 끝까지 버티는 직원들에게는 '업무향상 프로그램'이라는 미명 아래 수험생과 다름없는 교육을 일방적으로 시행했다"고 비난했다.

현대중공업은 또한 '근속연수·연령·업무 평가 성적' 등을 기준으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이에 따라 서무직 여성노동자를 대상으로 2차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차장·부장급 간부들을 대상으로 3차 구조조정도 예고되고 있다.

현재 고졸 출신 여사원 전체(597명)를 대상으로 사업부별로 희망퇴직을 위한 개별 면담이 이뤄지고 있다.

노동·시민사회가 현대중공업 사측에 강력한 대응을 경고하고 나서 향후 희망퇴직 과정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장그래 살리기 운동본부는 "모든 것이 박근혜 정권의 뜻대로, 현대중공업 등 자본의 뜻대로만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회사의 구조조정에 맞서 싸우는 현대중공업 오과장, 김대리, 안영이, 장그래들을 응원하며 함께 힘을 보탤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듯 현장에서는 과장급 사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어 금속노조에 가입했고, 여성노동자들 역시 현대중공업노조로 뭉쳐서 개별 면담과 희망퇴직 종용을 거부하고 있다고 한다. 하청노동자들 역시 현대중공업사내하청지회로 단결해 파업과 노숙농성을 이어가며 구조조정에 맞서 싸우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일방적으로 인력 감축 계획을 밀어붙일 생각은 없다면서 노조와 대화 가능성은 열어 뒀다.

회사 관계자는 "다면평가를 통해 저조한 성적이 몇 년 간 누적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권고하고 1300~1400명 중1000명 이상이 권고를 받아들였다"며 "일방적이고 강제적인 퇴직 프로그램이라면 가능하겠냐"고 반문했다.

희망퇴직자들에게 회사에서 충분한 보상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15년차 희망퇴직 여성노동자에게 40개월치의 급여를 따로 지급하기로 했다고 한다. 결국 이 여성노동자가 희망퇴직을 선택하면 18년 4개월을 근무한 것과 다름없다는 게 회사 쪽 설명이다.

희망퇴직은 구조조정이 아니라 선택의 문제라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또 희망퇴직을 거부하는 직원에 대해 멀리 발령을 내는 등의 불이익을 주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희망퇴직을 한 1000여 명 외는 원래대로 자기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노조나 장그래 살리기 운동본부에서 예상한 것 중 실제 사례는 없었고 후속 처리 가이드라인이 나온 것도 없다"면서 "다만 희망퇴직 권고 대상자들은 업무평가에서 좀 더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자극을 받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쪽의 이러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현대중공업의 대규모 인력 감축 계획은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부문 구조개혁과 맞물리면서 노동시장에 커다란 파장을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