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저엔고로 대일 수출기업 이득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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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저엔고로 대일 수출기업 이득 본다
  • 이성훈 기자
  • 승인 2008.10.09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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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라 수출 전망... '제3국 경쟁은 유리, 대일 무역역조는 심화'

▲ 최근 두 달 간 원엔 및 원달러환율 추이. (자료=코트라)
ⓒ 데일리중앙
최근의 급격한 원화 가치 하락과 가파르게 치솟는 엔화 가치 상승이 맞물리면서 우리 수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대일 무역역조는 더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코트라(KOTRA)는 9일 한국과는 달리 일본은 현재 극심한 엔고 현상을 겪고 있다며 이같이 내다봤다. 세계 외환 시장이 엔화를 안전 자산으로 인식하면서 계속해서 엔화를 사들이고 있기 때문에 엔화 가치가 오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9일 원엔환율(원/100엔)이 1412.82원을 기록해 리만브라더스 파산 사태 직전인 9월 12일의 1031.88원과 견줘 불과 한 달 만에 36.9%나 급등했다. 이에 따라 우리의 대일 역조 현상은 더 심해지겠지만 대일 수출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일 수출이 유리해지는 품목은 기계류, 자동차부품, 무선통신기기로 약 5~10%의 수출 증가가 예상된다. 반도체와 가전제품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인다. 이러한 전망은 코트라가 일본의 품목별 주요 대기업 바이어들과 긴급 인터뷰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일본 바이어들은 환율 변동이 아직까지는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고 있지만 현재의 상황이 지속될 경우 일본 기업들의 대한국 수입이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바이어들은 한국의 어떤 제품의 수입이 유리한 지에 대해 본격적인 조사를 실시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10월 5일 일본경제신문이 일본 기업경영자 100명을 통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4%가 경기 악화를 우려한 것에서도 나타나듯이 일본 내수 시장의 위축이 심화되면 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 확대 효과가 반감될 수도 있다.

또한 현재의 환율 상황이 유지될 경우, 우리 수출 기업들은 해외 시장에서 일본과의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점쳐진다. 자동차, 가전 등 일본과 경쟁 관계에 있는 제품들이 혜택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올해 들어 9월 20일까지 254억달러의 무역 적자를 기록 중인 대일 무역 역조 현상은 '원저엔고'에 따른 대일 수입 가격 상승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계, 전기전자,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부품 소재 품목은 수입을 줄이기 힘들어 대일역조 현상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이며, 설비투자용 자본재나 자동차, 식품과 같은 사치성 소비재의 경우는 수입이 억제될 것으로 여겨진다.

이성훈 기자 hoonls@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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