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수박7적' '가롯유다' '배신자'로 낙인찍혀 결국 이번 총선 공천과정에서 '비명횡사'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며... 정권심판과 총선승리 위해 백의종군하겠다"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지난해 2월 이재명 대표의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쓴소리를 했다가 이번 총선 공천 과장에서 '비명횡사'한 민주당 강병원 의원이 19일 그간의 심경을 밝혔다.
강병원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와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지난해 마태복음 발언 이후 1년 동안 '수박'으로 낙인찍혀 모든 것이 부정당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수박'은 이재명 대표의 강성지지층이 반대파를 공격하는 도구로 만들어 낸 조어다. 겉은 푸른데(민주당) 속은 빨갛다(국민아의힘)며 반대파를 '수박'에 빗대 공격하는 것이다.
지난 대선 때 민주당 중앙선대위 이재명 후보 수석대변인으로 이재명 대표의 선거운동을 도왔던 강병원 의원이 이재명 민주당 강성지지층 '개딸'에게 '수박'으로 찍힌 것은 한순간이었다.
2023년 2월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이재명 대표가 민주주의 4.0 이사진과 오찬 자리에서 허심탄회한 조언을 구했는데 그때 강 의원이 마태복음 발언을 한 것이 '수박'으로 낙인찍힌 결정적 계기가 됐다.
강 의원은 "저는 마태복음 27장의 예수께서 인간의 죄를 대신해 십자가를 메고 골고다 언덕을 오르신 후 부활과 영생을 얻으신 말씀을 전해드렸다. 검찰의 무도한 정치탄압에 당당하게 맞서신다면 더 큰 정치지도자로서 예수님처럼 부활할 것임을 확신하며 드린 말씀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수박'이라는 낙인이었다.
강 의원의 충언은 강성지지층으로부터 '당 대표를 죽이려는 발언'으로 곡해되면서 '수박7적' '가롯유다' '배신자'로 낙인찍혀 결국 22대 총선 당내 경선에서 처단의 대상이 됐다.
강병원 의원은 "대표께 드린 쓴소리 한마디가 강원도당위원장의 은평 출마가 허용되고 하위 20%가 되어 결국 비명횡사로 되돌아올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결국 서울 은평을 현역 국회의원인 강 의원은 이번 민주당 당내 경선에서 강원도당위원장인 친명(친이재명)계 김우영 후보에게 패해 공천에서 탈락했다. 강 의원은 '수박'으로 낙인찍혀 선출직 평가 하위 20%에 들면서 강원도에서 온 외부 인사의 일격에 '비명횡사'하는 기이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강병원 의원은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며 이 글을 통해서마나 꼭 오해를 풀어 달라"고 했다.
강 의원은 "민주주의와 민생과 함께한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이 살아 있는 민주당을 늘 가슴 속에 품고 정치를 해 왔고 품격과 책임 있는 정치로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민주당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며 "어떠한 시련과 어려움이 있더라도 민주당과 국민의 행복할 권리를 위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겠다. 윤석열 검찰독재정권 심판과 총선 승리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서울 은평을에서 20대 총선과 21대 총선에서 당선된 재선 국회의원이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