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흉기 피습사건 때 응급 헬기 특혜가 본인이 결정한 게 맞는지 질문
"조국 전 장관, 병립형에선 배지 달 수 없지만 준연동형에선 달 수 있다"
이낙연·이준석 개혁신당에 대해선 "영주권을 얻기 위한 위장 결혼" 비판
[데일리중앙 송정은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13일 공금 법카 유용 및 응급 헬기 특혜 의혹 등을 다시 거론하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직격했다.
한동훈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당 비대위원회의에서 "설을 지나면서 (국민들께서) 이재명 대표에 대해 여러 가지 관심들이 많으셨을 것이다. 그런데 이 중요한 내용들에 대해 이 대표와 민주당은 전혀 답을 하고 있지 않다. 국민을 대신해서 몇 가지 질문을 드리겠다"며 모두발언을 이어갔다.
먼저 이재명 대표에게 공금 법카(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거론했다.
한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께서 공금 법카로 천만 원어치 과일 사 먹은 게 사실인지. 과거 방송에서 '냉장고에 과일 넣어 놓고 꺼내 먹는 게 꿈이다', 이렇게 말씀하신 것을 본 적 있는데, 아무리 그래도 세금으로 그 소원 이루면 안 되는 것 아닌지 묻고 싶다"고 했다.
둘째는 과거의 명절 제사상도 이 공금 법카로 하셨던 의혹이 있었는데 그게 사실인지 묻겠다고 했다. "이번 설엔 혹시 안 그러셨겠죠"라고 덧붙였다.
셋째로 올 연초 부산에서 일어난 흉기 피습 사건 때 응급 헬기 특혜가 본인이 결정한 게 맞는지, 또 굳이 왜 헬기 타고 가겠다고 한 것인지 이 대표에게 물었다.
한 위원장은 "제가 이런 질문을 할 때마다 한 번도 답을 못 들었다. 답을 안 하는 것도 답이다. 국민들께서 보고 계시다는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 대표가 답을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고 있다는 취지다.
이어 "이재명 대표와 관련해서 민주당이 처한 도덕적인 딜레마에 대해서도 한 번 생각해 봤다"며 "설 직전에 대표적인 운동권 정치인인 우상호 의원께서 저에게 입에 올리기 어려운 욕설을 방송에서 하셨다. 저는 그분이 과거에도 그런 분이었기 때문에 그분 자체에 대해서 사과를 요구하고 싶은 생각까지는 없다"고 말했다. 우상호 의원이 한 방송에서 한동훈 위원장을 향해 비속어를 사용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한 위원장은 "그런데 보통 이런 일이 있고 회자될 때면 신속하게 정리하기 위해 당 차원에서 유감을 표하거나 당 차원의 누군가라도 이건 잘못됐다라든가 이런 식으로 정리하고 나가는 게 우리 정치의 상례였던 것 같다. 그리고 그게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은 여의도 문법이다. 그런데 민주당은 그러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 이유는 이재명 대표에게 있다는 취지로 얘기했다. 모든 것의 기준이 이재명 대표의 과거 가족에 대한 욕설 파문이라는 것이다.
이재명 대표가 과거 가족에게 했던 욕설의 수준보다 낮은 비속어(욕설)는 민주당이 당 차원에서 사과할 수도 비판할 수도 없는 딜레마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한 위원장은 "저는 이게 우리나라 제1당의 큰 문제고 그게 국민적으로도 가슴 아프고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른바 '조국 신당'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한 위원장은 "저는 조국 전 장관이 국회의원을 하고 싶은 마음은 얼마든지 이해한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 문제가 이재명 대표 혼자 결정했다는 민주당이 100% 북한처럼 동의했다는 지금의 준연동형 제도의 문제점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국 전 장관은 병립형 비례대표제 아래에서는 절대로 국회의원 배지를 달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이재명 대표가 결정하고 민주당이 100% 찬성한 준연동형 제도 아래에서는 국회의원 배지를 달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민의를 반영한 선거제도가 어떤 것인지 이 자체로 금방 드러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저희는 병립형 제도가 국민의 의사를 더 잘 반영하는 것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 지금 국민들은 제대로 된 선거를 하고 제대로 된 선거하에서 국민들이 선거한다면 조국 씨 같은 분은 배지를 달 수 없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 앞에서 이낙연·이준석 공동대표 체제의 개혁신당에 대해서도 한마디했다.
한 위원장은 "그 신당은 정체성이라는 게 정말 있나"라면서 "영주권을 얻기 위한 위장 결혼"이라고 비꼬아 비판했다.
송정은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