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민의힘 핑계대며 "통합형비례정당 준비하겠다"... 떳다방 위성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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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국민의힘 핑계대며 "통합형비례정당 준비하겠다"... 떳다방 위성정당?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4.02.05 14:53
  • 수정 2024.02.05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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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광주 5.18민주묘지 민주의 문 앞에서 선거제 관련 기자회견... 위성정당 창당 예고
"(여당이) 칼을 들고 덤비는데 맨주먹으로 상대할 수는 없다"... 위성정당 당위성 역설
"정권심판과 역사의 전진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과 함께 통합형비례정당을 준비하겠다"
국민의힘과 경실련 등 시민단체 강력 반발
전주혜 "조국당, 송영길당, 용혜인당 등 이재명 결사옹위할 '떴다방' 차려지길 기다렸나"
경실련 "민주당은 위성정당 방지법부터 통과시키고 비례연합정당 추진 즉각 중단하라!"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5일 광주 5.18민주묘지 민주의 문 앞에서 선거제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힘 핑계를 대며 "통합형비례정당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4년 전과 같이 이른바 '떳다방' 위성정당을 만들겠다는 것이다.copyright 데일리중앙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5일 광주 5.18민주묘지 민주의 문 앞에서 선거제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힘 핑계를 대며 "통합형비례정당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4년 전과 같이 이른바 '떳다방' 위성정당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5일 22대 총선에 적용할 비례대표 선출제와 관련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면서 위성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4년 전 21대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이라는 '떳다방' 위성정당을 만들 때와 같이 이번에도 국민의힘 핑계를 댔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광주 5.18민주묘지 민주의 문 앞에서 선거제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의힘 핑계를 대며 현행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며 통합형비례정당(사실상 '떳다방' 위성정당)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비례대표 의석만 노리고 총선 때 생겼다 금방 사라지는 이른바 '떳다방' 난립은 필연적이다. 실제로 지난 21대 총선에는 30개가 넘는 정당이 반짝 나타났다 사라졌다. 이 때문에 유권자들은 듣도보도 못한 정당명이 적힌 48.1cm에 이르는 투표용지를 받아들어야 했다.

'위성정당'을 양산하는 현행 연동형 비래대표제는 21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주도의 이른바 '4+1협의체(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민주당)'가 2019년 12월 27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반발 속에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을 강행, 우여곡절 끝에 통과시킨 선거법 개정안이다.

당시 한국당 의원들은 지구상에 유일한 연동형 비례제 국가인 알바니아에서도 1년 만에 법안을 폐지했다며 본회의장 앞에 '대한민국을 밟고 가라' '선거법 절대반대' 등이 적힌 펼침막을 들고 "문희상 사퇴" "민주당 해체" 등을 외치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오후 2시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는 오후 3시로 한 차례 미뤄졌고 한국당 의원들의 본회의장 선거법 반대 시위로 오후 5시30분 이후로 다시 지연되는 등 진통이 거듭됐다. 이 과정에서 국회 본회의장에는 고함과 막말, 구호 등이 뒤엉켜 말 그대로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한국당 의원들의 실력 저지에 출입문이 막힌 문희상 국회의장은 오후 4시31분께 본회의장에 국회 경위들을 배치해 진입로를 뚫었다.

그러자 한국당 의원들은 "문희상 물러가라" 등을 외치며 격렬하게 맞섰다.

문 의장은 다시 밖으로 물러났다.

잠잠해진 틈을 타 문 의장은 오후 5시35분께 국회 경위들의 호위를 받으며 한국당 저지선을 뚫고 천신만고 끝에 의장석에 앉는데 성공했다.

문희상 의장은 진땀이 나는지 연신 숨을 내쉬었다. 문 의장은 잠시 숨을 고른 뒤 5시40분 임시국회 본회의 개회를 선언했다.

이어 5시44분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전자투표로 표결에 부쳤다.

투표가 끝나자 오후 5시45분 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167명이 투표에 참여해 이 가운데 찬성 156명, 반대 10명, 기권 1명으로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가결됐다고 선포했다.

민주당 의석에서는 환호가 터졌고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원천무효" "문희상 이완용" 등을 외치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날 표결에는 이른바 '4+1 협의체' 소속인 민주당, 바른미래당 당권파, 정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의원들이 참여해 찬성표를 던졌다.

4년 전에도 민주당은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겠다고 한 국민과의 약속을 깨고 '떳다방' 위성정당(더불어시민당)을 만들었다. 그때도 민주당은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핑계를 댔다.

이재명 대표는 "위성정당을 금지시키라는 국민적 요구에 따라 민주당은 위성정당 금지 입법에 노력했지만 여당의 반대로 실패했다"며 "(여당이) 칼을 들고 덤비는데 (야당이) 맨주먹으로 상대할 수는 없다"고 위성정당 창당 당위성을 역설했다.

이 대표는 "선거 때마다 반복될 위성정당 논란을 없애고 준연동제는 사실상 껍데기만 남는 이 악순환을 피하려면 위성정당을 반드시 금지시켜야 하지만 여당이 반대한다"며 "그렇다고 병립형 회귀를 민주당이 수용할 수도 없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민주당은 제3의 길을 추진했다.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병립형 비례를 채택하되 민주당의 오랜 당론인 권역별 비례에 이중등록을 허용하고 여기서 생길 수 있는 소수정당 배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소수정당을 위한 의석 30% 할당 또는 권역별 최소득표율 3%에 1석을 우선배정하는 방안이었다"며 "그러나 여당은 소수정당 보호, 그리고 민주당이 요구한 이중등록을 끝까지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제 민주당은 권역별 병립형으로 회귀하거나 준연동제 하에서 여당의 반칙에 대응책을 마련하거나, 양자택일을 해야 할 상황이 됐다"고 결단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준연동제는 비록 '불완전하지만 한 걸음 진척된 소중한 성취'다. 과거로의 회귀가 아닌 준연동제 안에서 승리의 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정권심판과 역사의 전진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과 함께 위성정당 반칙에 대응하면서 연동제의 취지를 살리는 통합형비례정당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위성정당을 창당하겠다는 것이다.

'민주개혁선거대연합'을 구축해 민주당의 승리, 국민의 승리를 이끌어내겠다고 했다. 민주개혁세력의 맏형으로서 민주당이 주도적으로 그 책임을 이행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표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고개숙여 사과했다.

이 대표는 "반칙이 가능하도록 불완전한 입법을 한 것에 대해서 사과드린다. 국민께 약속드렸던 위성정당 금지 입법을 하지 못한 점을 사과드린다. 그리고 결국 위성정당에 준하는 준위성정당을 창당하게 된 점을 깊이 사과드린다"고 거듭 사과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같이 칼을 들 수는 없지만 방패라도 들어야 하는 이 불가피함을 조금이나마 이해해 달라"며 "죽기를 각오하고 반드시 승리하겠다. 민주개혁세력의 총단결로 대한민국의 퇴행을 막고 총선승리로 새로운 희망의 길을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5200만 국민 민생과 나라의 미래에 큰 영향을 줄 선거제를 사실상 이재명 대표 한 사람이 결정한 데 대해 경실련 등 시민단체와 국민의힘은 강력 반발했다.

경실련은 성명을 내어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국민의힘 핑계를 그만 대고 위성정당 방지법부터 통과시키고 비례연합정당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비례연합정당' 역시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의석 수 확보를 위해 추진되는 '민주당 외곽조직'이라고 했다. 독립된 정당의 인사들 위주로 창당이 이뤄진다 해도 이후 민주당으로의 탈당·입당의 여지가 높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시민단체는 그동안 여야 정치권을 향해 비례의석 확대와 위성정당 방지를 내용으로 하는 선거제 개편안을 요구해 왔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가 말한 '통합비례정당'은 곧 '위성정당'"이라며 이재명 대표의 선거제 기자회견에 대해 '대국민 기만 쇼'라고 비난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어 "도로 위성정당을 차릴 거면 선거법 처리 시한까지 넘겨 가며 이토록 뜸 들인 이유가 무엇이냐"며 "조국당, 송영길당, 용혜인당 등 이재명 대표를 결사옹위할 '떴다방'이 차려지길 기다린 것"이라고 성토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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