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누구의 죽음은 기념되고 누구의 죽음은 은폐되는 죽음의 정치화 근절해야 한다"
하태경 TF위원장 "월북몰이를 포함한 인권침해 모든 과정, 배경을 샅샅이 조사하겠다"
[데일리중앙 송정은 기자] 국민의힘이 2020년 9월 서해 북한 영해에서 발생한 우리 민간인(당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진씨) 피격 사건 진상조사TF를 출범시키고 21일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TF' 1차회의에서 국민의힘은 철저한 진상조사를 다짐하며 사건 당일 문재인 전 대통령의 '6시간 행적'을 거론했다.
특히 진상조사TF 위원장을 맡은 하태경 국회의원은 "월북몰이를 포함한 인권침해 모든 과정, 배경을 샅샅이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대한민국 공무원이 공무수행 중에 북한으로부터 총격을 받아 살해당한 채로 바다에서 불태워졌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에 의해 월북자로 규정됐다"며 "이 죽음이 누구에 의해 어떤 경위를 거쳐 월북으로 둔갑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는 UN에 보낸 공식서한에도 국가보안법을 들어 '국가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월북은 처벌할 수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며 "처음부터 답은 월북으로 정해져 있었다"고 했다.
죽음을 왜곡하려 했다면 그 책임자는 마땅히 처벌돼야 한다며 '처벌'을 언급했다. 문재인 정권을 정면으로 겨냥한 발언이다.
권 원내대표는 "진실을 밝히는 작업은 국가의 존재 이유를 다시 세우는 일이다. 이번 TF의 목적은 진실을 밝히는 것을 넘어 한국 정치의 잘못된 문법에 경종을 울리는 것이기도 하다. 인간의 생명을 정치라는 저울에 올려 왜곡하는 일은 이제 없어야 한다.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누구의 죽음은 기념되고 누구의 죽음은 은폐되는 죽음의 정치화를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국민과 유가족에게 고개를 숙였다.
성 정책위의장은 "서해에서 어업지도 중 북한군에 피격되어 무참하게 목숨을 잃으신 해수부 공무원의 명예를 회복하는 데 2년의 시간이 걸렸다. 명예를 회복시켜 드리겠다는 약속을 더 빨리 지키지 못한 점이 죄송스러울 뿐"이라며 국민과 유가족에게 사과했다.
하태경 위원장은 국민의힘의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방침에 대해 민주당이 '신색깔론'이라 반발하고 있는데 대해 "색깔론이 아니라 인권론"이라 받아쳤다.
하 위원장은 인권론에 입각해 크게 두 가지 사항을 중점적으로 조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먼저 사건 당일 문재인 정부의 '6시간 행적'을 거론했다.
2020년 9월 22일 해수부 공무원이 서해상에서 북한 군인들에게 잡혀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6시간의 여유시간이 있었는데 문재인 정부는 그 시간 동안 뭐했냐는 것이다. 과연 해수부 공무원을 살릴 수 없었는가 하는 것이 큰 하나의 주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또 하나의 주제는 서해 공무원에 대한 월북몰이를 포함한 인권침해의 과정과 배경을 샅샅이 조사하겠다고 했다.
하태경 위원장은 "저희들이 사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대진씨가 월북했다고 정부가 판단한 유일한 근거는 감청자료밖에 없다. 당사자의 목소리가 아니라 제3자들끼리 주고받는 대화다. 그건 증거 능력으로도 인정 못 받는 것인데 거기에 월북이라는 단어가 한번 들어간 것 말고 그 외에 해경이 월북이라고 주장하면서 발표한 나머지 증거들은 모조리 조작되고 과장됐다는 것을 지금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사건을 대하는 민주당의 태도를 지적하며 '전두환 인권관'에 빗대 비판했다.
하 위원장은 "우상호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월북 문제가 뭐 그렇게 중요하냐, 먹고사는 문제가 중요하지'. 이것은 인권을 짓밟아도 경제만 좋으면 된다고 얘기한 전두환 독재정권의 인권관과 똑같다. 현재 민주당이 군사독재자의 후예를 자처하고 있는 것이다. 정말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 사건이 정쟁으로 가지 않고 생산적인 논의로 가기 위해서는 딱 한 가지 방법이 있다고 했다. 그것은 바로 "이 사건과 관련된 정보를 다 공개하는 것"이라고 했다. 공개할 수 없는 극비 정보는 여야 합의로 소수의 국회의원들만 열람해서 공개할 수 있는 정보만 국민께 알리자는 것이다.
그러면서 민주당에 "창구를 정해서 정보공개 관련한 협상을 당장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하태경 위원장은 2020년 9월 이 사건이 일어났을 때 국회 정보위와 국방위 소속으로 국민의힘 간사를 맡고 있어 당시 상황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는 알려져 있다.
한편 국민의힘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TF'는 이날 오후 4시 국가인권위를 방문했다.
송정은 기자 blue1004sje@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