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몸에 맞지않는 옷을 입은 꼴"
[데일리중앙 김영민 기자] 20대 국회에서 우여곡절 끝에 통과된 '공직선거법'에 따라 시행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백지화하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김은혜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24일 20대 총선 때와 같이 지역구 국회의원을 소선거구 단순다수제로 선출하고 비례대표 의원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에 따라 선출하는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2019년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공직선거법'에 따라 올해 4.15 총선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적용됐다.
그러나 투표의 비례성과 대표성을 높이고자 하는 입법 취지와는 달리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가 없는 비례대표 추천만을 전담하는 기형적인 정당이 난립하고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이 의석을 싹쓸이했다. 결과적으로 비례대표 의석은 거대 정당의 먹잇감이 되면서 군소정당의 원내 진출은 더욱 어려워졌다.
뿐만 아니라 급조된 위성정당(더불어시민당,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부실검증 또한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총선을 치른 지 5개월밖에 되지 않은 가운데 일부 비례대표 의원들의 기부금 횡령 의혹, 부동산 투기 및 편법 증여 의혹 등이 사회적 논란을 야기하고 있고 실제로 이들 중 일부는 당에서 제명당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김은혜 의원은 '공직선거법' 제189조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기 전으로 되돌리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22대 총선에서부터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정당의 득표 비율에 맞춰 당선자가 정해지는 기존의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로 회귀해 각 정당에게 보다 투명하고 전문적인 후보 검증을 가능하게 할 예정이다.
김은혜 의원은 "현행법은 민의를 왜곡해 선거법을 정쟁의 도구로 전락시켰다"며 "결국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하는 국회의원을 뽑는 과정이 부실검증으로 얼룩져 국민에게 상처만 줬다"고 개정 이유를 설명했다.
김 의원은 "한국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꼴"이라며 "이번 개정안을 통해 잘못된 선거제도를 바로 잡고 원점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20대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법안)으로 지정돼 당시 제1야당이었던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을 배제한 '4+1협의체'(민주당, 바른미래당 당권파, 정의당, 민주평화당+대안신당)의 합의안으로 2019년 12월 27일 우려곡절 끝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김용숙 기자 news7703@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