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중앙 뜨락] 9월이여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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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중앙 뜨락] 9월이여 오라!
  • 석희열 기자
  • 승인 2007.09.05 0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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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그 마지막을 향해/ 잠잠히 몸부림친다/ 잎새들이 하나씩 금빛 물방울이 되어/ 높은 아카시아나무에서 굴러떨어진다/ 죽어가는 정원의 꿈 속에서/ 여름이 깜짝 놀라 피로한 웃음을 띄운다/ ... / 이윽고 여름은 서서히/ 피로한 그 큰눈을 감는다"

헤르만 헤세는 '9월'이란 시에서 가을을 이렇게 영탄했다.

가을은 마차를 타고 달아나는 신부라 했던가. 아침저녁으로 이는 소슬바람이 한결 청량함을 느끼게 한다. 길었던 장마와 더위에 지쳤던 우리는 비로소 아침저녁으로 제법 싱그러운 가을의 입김에 안도한다. "9월은 8월의 약속"이라 했다. 머지않아 코스모스 피고 상큼한 가을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오랜만에 바라보는 가을 들녘이 더없이 풍성해서 좋다. 한가롭게 피어오르는 저녁 연기에 멀리 교회 종소리가 또 더없이 평화롭다. 기러기 울어 예는 9월은 중추야 밝은 달이 떠오르는 한가위와 백로, 추분의 계절이다. 어떤 시인은 아무리 가난한 사람도 9월에는 배가 부르다고 했다. 혀끝에서 느끼는 가을의 맛이 이렇듯 감미롭다.

"아무런 조심성도 없이 제국주의 권력은 세계의 오래된 문명을 갈가리 찢어 놓았습니다. 팔레스타인과 카시미르는 제국주의 국가 영국이 현대 세계에 가져다 준 저주의 산물입니다. 두 지역은 모두 오늘날 들끓는 국제적 갈등의 최전선에 있습니다. 전쟁은 이타적인 이유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대개 주도권 다툼이나 비지니스 때문에 일어납니다. 물론 '전쟁 장사'라는 것도 존재합니다."
"아무런 조심성도 없이 제국주의 권력은 세계의 오래된 문명을 갈가리 찢어 놓았습니다. 팔레스타인과 카시미르는 제국주의 국가 영국이 현대 세계에 가져다 준 저주의 산물입니다. 두 지역은 모두 오늘날 들끓는 국제적 갈등의 최전선에 있습니다. 전쟁은 이타적인 이유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대개 주도권 다툼이나 비지니스 때문에 일어납니다. 물론 '전쟁 장사'라는 것도 존재합니다."

<작은 것들의 신> <생존의 비용> 등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인도의 저항작가 아룬다티 로이(Arundhati Roy)는 정치평론집 <9월이여 오라>에서 미국의 오만한 제국주의를 '전쟁 장사'에 빗대 비판했다. 그는 세계 민중의 숨통을 틀어막고 있는 세계화를 날려버리기 위해 미국의 패권주의에 맞서 저항할 것을 세계의 양심에 호소했다.

자본의 세계화는 결국 빈곤의 세계화를 가져온다. 거대 자본의 신자유주의에 의해 노골화되고 있는 세계화는 자본의 이동을 막는 모든 장벽을 없애 다국적 기업의 이윤 극대화를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추진되는 대규모 파괴 프로젝트다. 미국 지배계급이 만들어 낸 이데올로기 '세계화'. 날씨와 같이 우리가 적응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맞서야 하는 것이다.

대를 이어 전쟁을 일으킨 부시는 티그리스를 이라크 민중의 피로 물들이고 있다. 부시의 총구는 여전히 이라크 민중의 숨구멍을 겨누고 있다. 우리가 제국주의에 맞서 행동해야 하는 이유다. 전쟁과 야만의 시대, 이제 끝내야 한다. 이라크를 이라크 민중의 품으로!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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