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은 이날 오전 서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대한민국 특수임무수행자회의 진보신당 당사에 대한 테러는 민주주의에 대한 테러이고 촛불을 든 국민에 대한 테러"라며 "이명박 정부는 테러범들을 엄벌에 처하고 그 배후를 분명히 밝혀내라"고 촉구했다.
심상정 공동대표는 "우리는 이번 사건을 심야에 공당의 당사를 난입한 점, 수행자회 사무총장이 주도한 점, 봉고차로 5인이 조직적으로 이동한 점, 경찰의 현장 출동 이후에도 위해를 가한 점에 비춰 백색테러로 규정한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백색테러에 대해 직접 사과하고 촛불 탄압을 당장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진보신당은 이번 백색테러 사건에 대한 권력 배후설을 강하게 제기했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우익단체 회원들의 과잉충성이 빚은 의도된 테러라는 것이다.
노회찬 공동대표는 "우리는 권력의 방조와 비호가 없이 어떻게 이 같은 일이 되풀이될 수 있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특히 어제 사건의 경우 오복섭 사무총장이 이명박 대통령의 선거대책위원회 안보특위 공동위원장 출신이란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고 말했다.
진보신당은 우익단체 회원들이 흘리고 간 수첩을 공개했다. 수첩에는 '대통령님 힘 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붉은 혁명의 망령이 광우병으로 부활하여 춤춘다. 우리는 대통령을 신뢰합니다' 등의 메모가 빼곡이 적혀 있었다.
난동 수준의 행패가 벌어지고 있는 데도 신고를 받은 경찰은 30분이 지나서야 늑장 출동한 데 대한 비난도 쏟아졌다.
박김영희 공동대표는 "세 번의 신고 끝에 늑장 출동한 경찰들은 이들을 연행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모셔가는 수준의 대우를 했다"며 "경찰의 이들에 대한 태도가 얼마나 안이했으면 이들이 연행되던 중에도 진중권 당원을 폭행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덕우 공동대표는 "그동안 이명박 정부와 경찰청은 촛불 시위를 불법 집회로 매도하며 네티즌의 입엔 재갈을 물리고 시민들의 평화행진은 폭력으로 짓밟아 왔다"며 "경찰의 시민에 대한 폭력은 테러조직에게 촛불을 든 시민,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정당은 누구든 폭행해도 좋다는 강한 암시이자 선동이었다"고 비난했다.
기자회견에는 진보신당 당원과 시민, 민주사화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관계자 등 수백명이 참석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