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민주당 등 야6당이 1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방통위원장 취임 하루 만에 탄핵소추안 발의다.

방통위원회에 대한 야당의 탄핵소추안 발의는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 김홍일 전 방통위원장, 이상인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에 이은 네 번째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탄핵이라는 헌법상의 중대한 제도를 정치의 잔기술로 희화화시켰다"고 야당을 맹비난했다.

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사회민주당, 새로운미래, 기본소득당 등 야6당은 이진숙 방통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김현·이해민·윤종오 의원의 공동대표발의로 이날 국회에 제출했다.

야당이 밝힌 이진숙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 사유는 위법한 2인 의결, 정당한 기피신청 기각 등 네 가지다.

국회 과방위 야당 간사인 김현 민주당 의원은 "피소추자 이진숙 위원장은 임명된 당일에 회의를 열고 대통령이 임명한 상임위원 2인만으로 공영방송 임원 선임 안건을 의결한 행위는 방통위설치법을 위배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특히 국회 등에서 반복적으로 상임위원 2인의 심의·의결이 위법하다는 지적이 있었고 그 위법성을 잘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2인 의결을 강행하여 위법의 정도도 매우 중대하다"고 지적했다.

또 "피소추자는 자신에 대해 기피신청이 있었으므로 그 기피신청 의결에 참여할 수 없음에도 피소추자가 회의를 소집해 기피신청을 기각함으로써 방통위법 제14조 제3항, 제13조제2항을 위배했다"고 했다.

김 의원은 "합의제 기구인 방통위가 용산의 부속실로 전락했다"면서 "공영방송 장악을 멈출 생각이 없는 윤석열 정권에 엄중한 경고를 전달하기 위해 국회가 이진숙 위원장의 탄핵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법상 탄핵소추안이 발의되면 첫 국회 본회의에 보고되고 24시간 이후부터 72시간 이내에 무기명 투표로 표결해야 한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무고 탄핵' '탄핵중독증' 등의 표현을 써가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람이 단 하루 만에 탄핵을 당할 만한 나쁜 짓을 저지르는 게 가능한가"라며 "이걸 국민들께서 한번 생각해 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하고 있는 이 탄핵의 행태들은 '무고 탄핵'"이라고 규정했다. 

한 위원장은 "무슨 죄가 있는 게 아니라 이미 이진숙 위원장에 대한 탄핵은 결정된 상태 아니었나"라며 "그러면 사유는 상관없이 그냥 무조건 하겠다는 것"이라고 야당의 행태를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민주당은 탄핵이라는 헌법상의 중대한 제도를 정치의 잔기술로 희화화시켰다"며 "이런 행태에 대해서 국민들께서 심판하실 거라고 생각한다. 저희가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민주당에 대해 '탄핵중독증'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 지적했다.

추 원내대표는 "1년새 방통위원장을 3명이나 탄핵을 한다는 것은, 심지어 신임 위원장 출근 첫날부터 탄핵을 하겠다는 것은 국정에 대한 폭력이자 테러"라고 비판했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중대한 법 위반 여부와 상관없이 일단 막무가내로 탄핵안을 발의하고 보자는 심산으로 마구잡이식 탄핵을 남발하고 있다"며 "더 늦기 전에 그만 탄핵중독증을 치료하고 헌법을 지키고 민생을 지키는 협치의 정당으로 되돌아오라"고 촉구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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