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상임위 곳곳 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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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상임위 곳곳 파행
  • 송정은 기자
  • 승인 2024.06.26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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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원 구성 합의 후 첫 국회 상임위가 열렸지만 여야 간 쌓인 갈등이 폭발하며 곳곳에서 파행했다.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반발에도 방송3법과 방통위법을 강행 처리했다. 국토교통위는 여당의 입법청문회 연기 요구를 더불어민주당이 묵살하자 국민의힘이 퇴장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MBC 사장 출신인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의 상임위 배정을 놓고 여야가 대치했다. 민주당은 김 의원이 과방위 배정을 회피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국민의힘은 모욕이라며 맞서 파열음을 냈다. 

이날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바꾸는 일명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또한 방통위의 의결 정족수를 현행 상임위원 2인에서 4인으로 늘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처리했다.

방송 3법 등의 처리를 반대했던 국민의힘은 체계 자구를 심사하는 2소위로 넘겨 더 논의하자고 주장했으나, 민주당 소속의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충분히 들었다고 생각한다"며 거부했다.

정 위원장은 이후 토론 종결 안건을 표결에 부친 후 방송3법과 방통위법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반발하며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법사위는 이날 개의 직후부터 '간사 선임' 등을 두고 여야 간 갈등을 빚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의사일정에 앞서 여당 간사를 선임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자 정 위원장은 유 의원을 향해 "그런데 위원님 성함이 어떻게 되느냐. 누구세요"라고 물었다. 이에 유 의원은 "위원장님 성함은 어떻게 되느냐"고 받아치는 촌극이 벌어졌다.

이어 의사진행발언을 하겠다는 여당 측의 요구에 정 위원장이 인사말부터 하라고 막아서면서 고성이 오갔고 결국 개의 6분 만에 정회가 선포되기도 했다.

회의 속개 이후에도 여야 간 입씨름은 계속됐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인사말에서 "존경하고픈 정청래 위원장"이라는 표현을 쓰자 정 위원장은 "존경하는 마음이 없으면서 '존경하고픈'이라는 표현 자제해 주고 그런 말로 희화화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대책에 관한 입법청문회를 열었지만, 정상화 첫날부터 국민의힘이 불참을 결정하며 파행이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상임위 개최에 앞서 청문회 연기 요구를 했지만, 민주당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은 개의 전 회의장에 들어와 "의사일정을 일방적으로 다 정했는데 거기에 여당 보고, 들어오라고 하면 어떡하냐"라며 "청문회를 하지 말자는 게 아니라 조금만 연기해서 여야가 같이 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맹성규 국토교통위원장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어렵게 마련된 오늘 자리는 일단 진행돼야 한다"며 "만약 오늘 회의가 부족하다고 생각하신다면 전세사기 피해 지원과 관련된 논의 과정을 한 번 더 오늘과 같은 자리를 마련하는 것으로 양당 간 협의를 진행해 주기 바란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회의는 예정된 일정보다 53분 늦은 오전 11시 53분에 개의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회의가 시작하자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앞선 현안 보고에 불참하고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탓하는 듯한 발언을 한 데 대해 맹공을 펼쳤다. 

이날 오후 열린 과방위에서도 여야는 강 대 강으로 대치했다. 

야당 간사 김현 의원은 "1·2·3·4차에 여당 위원이 참석하지 않은 건 명백히 국회법 또는 헌법에 부합하지 않는 행위"라며 "야당의 책임으로 돌릴 게 아니라 집권 여당이 제 역할 하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여당 간사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방송3법·방통위법을 겨냥 "이미 지나갔지만 국회 법안 처리 중대 결함이 될 것"이라며 협의를 통해 소위를 구성해 의사일정을 진행하자고 요구했다. 

이훈기 민주당 의원은 MBC 사장이었던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이 MBC를 상대로 소송 중이라는 사실을 들어 MBC와 재산상의 불이익 관계가 분명하다며 상임위 배정 회피 신청을 요청했다. 배정 회피를 신청하지 않을 경우 국회 윤리특위에 징계 요청을 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놨다.

이에 김장겸 의원은 "2017년 민주당에서 작성된 방송 장악 문건이 그대로 실현돼서 제가 쫓겨났는데, 그게 다시 생각난다. 최근에 방송4법을 다시 통과시켰는데 역시나 시즌2"라며 "민주당에서 이재명 대표를 '아버지'라고 부르던데, 조금 더 있으면 최민희 위원장이 '어머니'로 등장할 것 같다"고 꼬집었다.

여당 간사 최형두 의원은 "과거에 방송사에 있었다는 이유로 이해상충이라는 것은 심각한 모독"이라며 "이 의원의 사과와 정회를 요구한다"고 했지만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계속 정회를 요구하던 여당은 회의장을 퇴장했다가 들어왔다. 

민주당 주도로 증인으로 채택된 박민 KBS 사장의 불출석을 놓고도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최 위원장은 "박민 사장이 출석할 경우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언론의 자유가 중대하게 침해될 우려가 있다. 한국방송공사 사장은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지켜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어 증인으로 출석할 수 없다고 양해해달라는데, 위원장이 양해를 못 하겠다"며 오후 3시 30분 내 출석을 요구했다. 

박 사장이 끝내 출석하지 않자 최 위원장은 "박 사장을 국회증언감정법에 따라 고발하고자 한다"며 "의견을 달라"고 했다. 

국민의힘이 편파적 의사 진행이라며 반대하며 안건조정위원회 회부를 요청했으나, 민주당은 소위가 구성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과방위 행정실은 해당 요청을 두고 법조문 해석에 착수했고, 최 위원장은 해당 안건 의결을 보류하며 여야 갈등은 종료됐다. 

한편 이날 오전 교육위원회는 여야 참여 속에 의대 정원 확대 및 유·보 통합 관련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송정은 기자 blue1004sje@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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