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교육계, 초등생 교감 폭행사건 관련 "정서위기 학생에 필요한 것은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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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지역 교육계, 초등생 교감 폭행사건 관련 "정서위기 학생에 필요한 것은 치료"
  • 송정은 기자
  • 승인 2024.06.12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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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생한 초3 교감 욕설·폭행사건을 두고 전북지역 교육계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교권침해 행위만 초점이 맞춰지면서 10세에 불과한 한 초등학생의 인권이 무참히 짓밟히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했다는 것이다. 연일 쏟아지고 있는 자극적인 보도에 "더 이상 학생을 악마화 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12일 전북 교육계에 따르면 정재석 전북교사노조 위원장은 지난 10일 자신의 SNS를 통해 "자극적인 영상이 노출돼 학생이 악마화되는 게 염려스럽다. 이제 폭행 영상 노출을 자제해달라"고 촉구했다. 정 위원장은 이번 사건을 언론에 제보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그는 "우리 전북교사노조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해당 학생이 악마화 되고 있다. 이 부분에서 사회적 책임을 느끼고 있다며 정서행동위기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악마화가 아닌 치료다"고 강조했다.

오준영 전북교총 회장도 같은 날 자신의 SNS에 언론 대응 최소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오 회장은 "날로 늘어나는 정서·행동 위기 학생들의 정확한 진단과 그로 인해 학습권을 침해받는 여타의 학생들을 생각해서라도 학교의 교육력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법과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혹시나 생겨날 수 있는 교원, 학생, 학부모들의 2차 피해 근절을 위해 언론 대응을 최소화(언론 소통 창구 대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교조 전북지부도 성명을 내고 "가해학생은 현재 치유와 치료가 필요한 상태다. 또 이 사건은 구조적인 접근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자극적인 내용의 기사만 쏟아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한다"고 밝혔다.

현직 교사의 쓴소리도 나왔다.

도내 모 초등학교 현직 교사는 "이번 사건에 대한 언론사의 보도를 보고 매우 실망했다. 자극적인 제목과 기사를 중계방송을 하듯이 쏟아내는 것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면서 분명 해당 학생의 행동은 잘못된 것이다. 하지만 아직 초등학교 3학년에 불과한 치료가 필요한 어린 학생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 기사작성에 신중했으면 한다. 별 생각없이 쓴 기사가 이 친구에게는 평생의 상처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3일 전주시의 한 초등학교 3학년인 A 군이 무단조퇴를 막는 교감의 뺨을 여러 차례 때리고 욕설을 한 일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A 군은 출석정지 처분을 받은 직후에도 동네를 돌아다니며 자전거를 훔치다 주민에게 발각되기도 했다

사건 발생 후 전주교육지원청은 A 군 보호자를 '교육적 방임에 의한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고발 이유는 해당 아동의 치료를 위해서다. 실제 방임에 의한 아동학대 혐의가 인정되면 부모의 동의 없이도 치료가 가능하다. 해당 학부모는 '치료가 필요하다'는 학교 측의 건의를 그동안 무시해왔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주교육지원청은 또 지난 11일 경찰에 긴급임시조치도 요청한 상태다. 이와 함께 해당 학급 학생 및 교사의 심리 치유지원을 위한 전문가 집단상담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송정은 기자 blue1004sje@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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