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농협·외환은행, 여성임원 단 한 명도 없어

연봉수준도 남여 격차 커... 신한·산업·국민은행, 남 억대- 여 5,6천만원선

2015-09-16     석희열 기자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산업은행과 농협, 외환은행에는 부행장급 이상 여성 임원이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국회 국정감사 결과 드러났다.

임금 수준에서도 남녀 직원 간 격차가 매우 큰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정무위 새정치연합 민병두 의원은 16일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11개 시중은행 및 특수은행의 '남녀 임직원 성비 및 평균연봉' 자료를 분석한 결과 여성임원 비중이 매우 적고 남성 직원과 여성 직원의 평균연봉이 2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등 여전히 은행권에 '유리천장'이 두터운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11개 은행 전체 304명의 임원 중 여성임원은 20명(6.6%)에 불과했다.

산업은행과 농협, 외환은행에는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었고 하나은행(2%)과 신한은행(4%), 수협(1%)은 각 1명의 여성 임원이 재직 중이며 기업은행이 4명(21%)로 가장 많았다.

남녀 직원의 비율을 보면 전체 9만5836명 중 여성 직원은 4만3698명(45.6%)이었다.

산업은행의 여성 직원 비율은 36%(1093명)로 가장 낮았고 농협이 39%(5140명)로 그 뒤를 이었다. 외환은행은 51%(3649명)로 11개 은행 중 유일하게 여성 직원의 비율이 더 높았다.

임금 수준에서도 남녀 직원 간에 큰 격차를 보였다.

남성 직원의 전체 평균연봉은 9650만원이었고 여성 직원의 평균연봉은 6130만원으로 남성 직원 평균연봉의 63% 수준에 그쳤다(2014년 말 기준).

11개 은행 가운데 산업·국민·신한·씨티·하나·SC·외환은행 등 7곳이 남성 직원의 평균연봉이 1억원을 넘었다.

산업은행의 남성 직원 평균연봉은 1억400만원, 여성 직원은 5600만원으로 남성 직원 평균연봉 대비 54% 수준에 불과했다.

국민은행(남 1억원, 여 5600만원)과 외환은행(남 1억300만원, 여 5700만원) 역시 남성 평균연봉 대비 56%에 불과해 2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민병두 의원은 "여전히 은행권에는 두터운 유리천장이 존재한다"고 지적하고 "경영진의 성별 형평성을 추구하는 것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의 과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민 의원은 또 "남성 임금의 절반 수준의 해당하는 임금을 받고 있는 여성 직원의 처후를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해당 은행들은 저마다 입장을 내놨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여성 임원이 없는 것과 관련해 "최근 몇 년 동안 여성은 임원 후보군에 드는 직원도 없었다"며 "이는 인력구성상 여성 비율이 적기 때문"이라며 "현재 단계에서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이라고 밝혔다. 임원으로 올라갈 수 있는 나이인 53~54세, 임원 후보군인 50세 이상 여성 직원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산업은행은 직무 또는 연봉에서 남녀 간에 차별이나 불평등은 전혀 없다"고 강조하고 "최근 들어 여성 직원들이 30~40%씩 들어오고 있는 만큼 이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농협 쪽은 여성 임원이 왜 한 명도 없는지 설명하지 못했다.

남녀 직원 간 큰 연봉 차이를 보이고 있는 국민은행 쪽은 육아 등 여성 직원들의 특수성 때문이지 남녀 간에 업무나 연봉 수준에서 어떠한 차별도 없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국민은행 남자 직원의 근속연수는 21년 이상으로 우리나라 은행권에서 가장 길다"며 "그러나 여성의 경우 육아 등 특수성으로 인해 근속연수가 상대적으로 짧고 과거 사무직군이 있었기 때문에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