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우량기업만 대출, 신용낮은 중기는 찬밥 신세
비우량(5~10 등급)기업 대출비중, 매년 감소... 정우택 의원, 보신주의 탈피해야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겠다던 은행들이 우량기업에 대한 대출은 늘리고, 비우량기업에 대한 대출은 줄이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 정우택(새누리당) 정무위원장은 26일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전체 기업 중 신용등급 5~10등급의 비우량기업에 대한 은행권의 대출 비중은 2010년 49.3%였다가 매년 줄어 2014년 6월에는 42.3%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신주의를 탈피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겠다던 은행들이 높은 신용등급과 재정건전성을 가진 기업들에 대한 대출을 늘리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시중은행 중 자산규모가 가장 큰 국민은행의 경우 2010년 비우량기업에 19조원의 대출을 해주고 그 비중 또한 31%였다. 하지만 2014년 기준 대출액은 12조원으로 대폭 줄어 그 비중 역시 18%까지 감소했다.
정부가 사실상 대주주로 있는 우리은행 역시 2010년 44조원, 75%에 육박했던 비우량기업 대출이 2014년 들어 40조원, 67% 수준으로 떨어졌다.
신한은행이나 하나은행 또한 비우량기업에 대한 대출액을 줄이는 모습을 보였다.
애초 기업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된 중소기업은행이나 산업은행은 비우량기업에 대한 대출을 해마다 조금씩 늘렸지만 은행권 전체 금액의 20% 수준으로 한계가 있었다.
기업 운용에 자금 압박을 받는 가운데 오갈데 없는 비우량 중소기업들은 지역은행이나 국책은행, 신용보증기금의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나마도 지역은행들 중 비우량 대출 비중을 늘린 곳은 대구은행뿐이고 부산이나 광주 등 다른 지역은행은 거의 동결됐다.
정우택 정무위원장은 "은행들이 보신주의로 일관할수록 경제회복은 더뎌질 수밖에 없다"라며 "은행들이 기업에게 대출을 하여 이자수익을 챙긴다는 생각보다 비우량기업이라도 미래성을 보고 투자를 하여 수익을 창출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