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당 "심야의 날치기 미수, 한 편의 저질 코미디"
민주노동당은 12일 한나라당이 정부의 추경예산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무리하게 처리하려다 좌절된 데 대해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밤, 한나라당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심야의 날치기 미수'라는 한 편의 저질 코미디를 선사했다"고 비꼬았다.
이정희 부대표는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신랄하게 꼬집고 "한나라당은 국민 앞에 사과하고 추경안을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대표는 "어이없는 촌극으로 끝났지만, 독재정부 시절에나 볼 수 있던 날치기 미수"라며 "야당과 국민과의 소통을 무시한 민주주의의 전면적 후퇴"라고 한나라당 원내 지도부를 맹비난했다.
이어 "정부가 내놓은 추경안은 고유가로 고통받는 서민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 주주들에게 연간 수천억원 넘게 배당하는 한전을 지원하자는 안이며, 도로 닦자는 건설 경기 부양안이고, 사이비 민생대책"이라며 "정부와 한나라당은 추경 날치기 미수에 대해 국민과 야당 앞에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보신당도 이번 사태에 대해 '상식과 능력'을 잃어버린 한나라당의 총체적 부실을 드러낸 사건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신장식 대변인은 "한나라당은 이번 해프닝에서 야당과의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한 정치력의 부재, 합의가 안 되면 언제든지 힘으로 밀어붙이는 천박한 민주주의관, 사보임이라는 국회절차 하나 제대로 밟지 못하는 무기력함, 당 보다는 지역구 챙기기에 여념없는 의원 이기주의, 당의 실수를 꼼수로 모면해보려는 국회의장 직권상정 요구 등 한나라당의 총체적 부실을 여실히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을 향해서도 "집권 10년 공기업 사기업화에 몰두한 업보가 부메랑으로 되돌아온 결과"라며 "전기, 가스 요금 인상을 동결하기 위한 손실보조금 지급에 대해 상장회사에 정부 보조금 지급은 부당하다는 논리로 추경을 반대하다가, 결국 국민 여론을 고려해 일정하게 타협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