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 탕 탕" 북, 박씨 등 뒤에서 세 발 조준사격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 기자회견... "숙소 나선 시간 새벽 4시18분"

2008-07-16     최우성 기자

금강산을 여행하다 북한군 병사가 쏜 총을 맞고 숨진 박왕자씨 총격 사망 사건과 관련해 북 측은 달아나는 박씨를 향해 세 발의 조준사격을 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은 16일 서울 계동 현대아산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북 측은 사건 당시 도망치는 박씨에게 공포탄 1발을 쏜 뒤 조준사격 3발을 격발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윤 사장은 박씨 피격 사건 이튿날인 12일 현지 조사를 위해 금강산으로 가 3박4일 간 머물며 북한 당국의 설명을 듣고 15일 오후 서울로 돌아왔다.

박씨의 금강산비치호텔(숙소) 출발 시간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달리 사건 당일 새벽 4시18분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애초 알려진 시간인 4시30분보다 12분여 정도 앞선 것이다.

윤 사장은 이에 대해 "GPS(지구위성항법시스템) 장치를 통해 확인해 본 결과 CCTV(폐쇄회로 TV)에 설정된 시간이 실제 시간보다 12분50초 정도가 빨리 진행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북 측은 박씨가 군사지역 경계 울타리에서 800미터를 넘다 초소 경계병의 제지를 받았고, 오던 길로 달아나다 울타리 300미터를 앞두고 총격을 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병의 최초 제지를 받은 시각은 새벽 4시50분.

이는 박씨가 울타리를 넘어 1200미터 떨어진 기생바위 근처까지 갔다가 제지를 받고 달아나다 울타리를 200미터 앞둔 지점에서 사살됐다는 북 측의 애초 설명과는 다른 것이다.

윤 사장은 북 초병의 발포 시점에 대해 해뜨기 직전인 새벽 4시55분에서 5시 사이라고 추정했다.

북 당국은 박씨 사망 사건을 발생 4시간 넘게 지난 9시20분께 현대아산 측에 늑장 통보한 것과 관련해 "박씨가 관광객인 줄 몰라서 확인하는데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오후 4시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합동조사단의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박씨에 대한 정밀 부검 결과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