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 "이명박 정부 100일의 점수=0점"

"제발 잠 좀 자자, 밥 마음놓고 먹자"... 7일 이명박 정부 성토대회 예고

2008-06-03     이성훈 기자

"청소년은 어떠한 탄압에 굴하지 않고 당당히 촛불을 들면서 이명박 정부에 저항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지금처럼 앞으로 4년하고도 265일 동안 계속 청소년들을 무시하는 정책을 편다면 더 큰 저항으로 맞서게 될 것입니다."

10대 초중고생들이 모인 청소년 단체들은 3일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 청소년들의 삶이 더욱 망가졌다며 이명박 대통령 취임 100일에 대한 점수는 "빵점(0점)"이라고 주장했다.

흥사단교육운동본부, 청소년YMCA전국대표자회, 21세기청소년공동체희망, 청소년다함께,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서울지부, 민주노동당청소년위원회 등 6개 청소년 단체는 이날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많은 사람들은 이명박 정부 100일이 마치 5년처럼 길게만 느껴진다고 말한다. 청소년들 역시 지금의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들과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것에 분노하고 있다"며 이같이 혹평했다.

이들은 특히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추진한 영어몰입교육, 일제고사, 학교자율화와 같은 경쟁을 강화하는 교육정책과 미친소 수입, 청소년들의 집회 참가 탄압 및 인권 침해 등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청소년들의 삶은 더욱 망가졌다"고 주장했다.

청소년들은 "인터넷에서 '이명박은 초중고랑 싸운다'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이명박 정부에 대한 청소년들의 반감은 크다"며 "그것은 지난 촛불문화제에 대규모로 참여하며 불을 붙인 것이 청소년이라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고 이명박 정부에 대한 청소년들의 불만을 거듭 강조했다.

21세기청소년공동체희망에서 활동하는 박철우 학생은 "청소년들은 이명박 대통령을 당선되기 전부터 매우 싫어했다"며 "지금은 그 정도가 더욱 심해져 발끝에서부터 머리끝까지 모두 싫다는 청소년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박군은 이 대통령을 향해 "눈을 열어 국민을 바라보고 귀를 열어 청소년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대통령이 되라"며 "그렇지 않고 계속해서 국민을 무시하고 청소년을 괴롭힌다면 엄청난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청소년들의 행동을 계속 기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노동당 청소년위원회 김종민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 들어 청소년들의 삶이 눈에 띄게 달라진 게 2가지가 있는데, 학교 안에서의 삶이 무너진 것과 청소년들의 사회참여가 활발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청소년들은 가장 기본적인 요구가 "잠 좀 제대로 자자, 밥 마음놓고 먹자는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학교자율화 조치를 비롯한 경쟁강화 교육정책 철회 ▲청소년 촛불집회 참가 탄압 중단 ▲미국산 쇠고기 학교 급식 사용 반대 및 광우병 쇠고기 수입 중단 등을 요구했다.

이러한 요구조건을 내걸고 청소년들은 7일 오후 2시 서울 대학로 흥사단에서 이명박 정부 성토대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어 5시부터는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수입 중단하라'는 내용으로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 모여 집회를 가진 뒤 청계광장까지 행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