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박원순, '손석희의 시선집중'서 격돌

경선 사흘 앞두고 맞장토론... 상대의 약점 짚으며 시종 신경전

2011-09-30     석희열 기자

서울시장의 야권후보 단일화 경선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시민사회 박원순 휴보가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격돌했다.

두 사람은 30일 오전 이 프로그램에 동시 출연해 경선규칙, 공약, 지지율, 후보 적합도 등을 놓고 저마다 자신의 경쟁력을 강조하며 상대의 약점을 짚으며 공세를 이어갔다.

먼저 이른바 '3-3-4' 경선룰과 관련해서 대립했다.

박원순 후보는 "전문가들의 입장에서는 저희들 쪽에 굉장히 불리한 그런 경선규칙이라고들 한다"며 "(그렇지만) 이번 경선 합의는 우리 모두의 합의였고, 또 승리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정말 야권통합을 위한 큰 발걸음을 내디딘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영선 후보는 "처음부터 유불리를 따지려고 하지 않았다"고 맞받았다. "아무튼 이번 그 10월 3일 경
선에서 과연 한나라당을 이길 후보가 누구이고 한나라당과 가장 대립전선에 설 수 있는 후보가 누구인가, 이것을 생각하게 하는 경선"이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경쟁력과 관련해 박영선 후보는 "한나라당 시장 10년 동안 서울시정이 매우 부패하고 썩고 있다"며 "이 썩은 환부를 도려내려면 그동안 MB정권과 끊임없이 맞서왔던 제가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원순 후보는 "서울시민은 지금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지난 오세훈 시정의 극복은 물론이고 시민들이 갈망하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정치, 새로운 서울을 저는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10.26 서울시장 선거를 바라보는 관점에서도 두 사람은 어긋났다. 민주당 후보는 반 MB·한나라당 전선을, 시민후보는 한나라당·MB정권을 뛰어넘는 외연 확장에 방점을 찍었다.

박영선 후보는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가 누구냐, 그리고 나경원 후보와 가장 대립각 전선에 설 수 있는 후보가 누구냐, 이것이 서울시민들이 생각해야 될 가장 마지막 포인트"라며 이번 선거를 MB심판, 반한나라당 대립투쟁으로 규정했다.

또 이번 선거는 복지전쟁 2라운드인 동시에 소통의 정치를 복원하는 선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세훈 전 시장 서울시민하고 소통을 못해서 결과적으로 물러났다"며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서울시의의회, 구청장, 구의회와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박원순 후보는 "물론 MB정권에 맞서고 또 오세훈 시정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은 너무나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렇지만 동시에 그것을 넘어서서 나경원 후보가 상대가 아니라 정말로 서울시를 바꿔낼 수 있는 정책, 또 그런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이 투쟁하느라고 많은 고생을 했지만 동시에 민주당의 정당지지도가 낮은 것이 현실"이라며 외연의 확장을 강조했다. "진정으로 한나라당을 이기기 위해선 민주당과의 협력과 동시에 민주당을 넘어서는 그런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지율과 관련해서도 불편한 관계를 이어갔다.

박원순 후보는 "저는 이제 여론의 지지도라는 것은 숫자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그 숫자의 뒤에 있는 의미, 그러니까 시민들의 어떤 바람, 그것을 저는 읽을 수 있어야 된다"며 "안철수씨나 저에 대한 지지가 모아지고 있는 것은 아무런 조직이나 돈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새로운 변화에 대한 갈망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흘 만에 39억원의 '박원순펀드'를 조성한 것을 예로 들며 "어쨌든 여론조사 상의 지지율을 넘어서서 2011년, 2012년을 향한 그런 어떤 변화를 시민들의 마음 속에 나타나 있다, 그렇게 본다"고 말했다.

박영선 후보는 지지율과 관련해 "지금 상승세를 타고 있으니 힘을 내라는 전화를 많이 받는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 박영선 후보는 지난 25일 당내 경선에서 승리한 이후 지지율이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박원순 후보와 오차범위 안에서 경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어 "안철수 교수가 양보하기 전에 박원순 변호사의 지지율을 떠올리면 과연 지금 박 변호사의 지지율이 정말 후보의 개인적인 자질 문제와 관련된 지지율인지 아니면 어떤 기대가 섞여 있는 지지율인지 분석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박원순 후보는 지금 지지율만 보더라도 15% 이상 자신이 앞서고 있다며 상대의 신경을 건드렸다. 이에 박영선 후보는 자신은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상대는 반대로 향하고 있다고 맞섰다.

서울시의 일자리 문제, 비정규직 문제 등 현안에 대해서도 두 후보는 차이를 보였고 의견 대립했다. 또 박원순 후보의 시민단체 활도 당시 기부금 관련해서도 신경전이 벌어졌다.

박영선 후보는 "시장이 해야 하는 것은 사회의 전반적인 제도적인 시스템을 만들어주고 그것을 기본적으로 이제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옆에서 지원을 해주는 거지 예산을 가지고, 다른 사람에게 기부받아서 나눠주는 것은 시장의 역할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원순 후보는 "시민단체에 일할 때는 돈이 없었기 때문에 기부금을 받은 것"이라며 "서울시장이 되면 가용할 예산(22조원)이 있기 때문에 기부금을 받을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은 그러나 오는 10월 3일 통합경선에서 누가 이기든, 이기는 후보의 선대본부장을 맡아 야권의 승리를 이끌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박원순-박영선 후보와 민주노동당 최규엽 후보는 30일 오후 공중파 방송에 출연해 후보 경선을 위한 집중토론을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