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미국 정권교체 대비 아웃리치 지속 추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 나설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로 J.D. 밴스 공화당 상원의원(오하이오주)을 지명하며 '대세 굳히기'에 들어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총격에도 건재함을 과시하며 대선 승패를 좌우할 7개 경합주에서 모두 우위를 점한 상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 가능성이 커지면서 우리 정부도 물밑에서 미국 정권교체 대비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에 대비한 외교적 노력을 설명해달라'는 질문에 "정부는 미국 공화당 뿐 아니라 각계 인사들과의 대미 아웃리치(Outreach·적극적 소통·접촉 활동)를 지속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임 대변인은 "한미동맹에 대해선 미국의 어떠한 정당을 막론하고 우리 동맹의 가치와 필요성에 대해 폭넓은 공감대가 있다"며 "정부는 한미동맹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미 정부와 조야의 폭넓은 지지를 얻기 위해 외교적 노력과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하며 재집권 가능성이 커졌지만 일상적인 정보 수집과 아웃리치 활동 등을 동일하게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아웃리치란 공식 채널 외에 주요인물 등과 광범위하게 접촉면을 넓히며 외교 활동을 펼치는 것을 말한다.
앞서 정부는 지난 2월 외교부와 주미국대사관 중심으로 대책반을 꾸려 미국 공화당 캠프의 주요인사와 선거전략 등을 파악하는 업무를 본격화했다. 공화당 뿐 아니라 민주당 대선 유력주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의 연임을 대비한 대책 마련 등도 이어가고 있다.
외교부 북미국 관계자는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에 따른 경제·통상 정책 변화를 대비하고 있는지' 묻는 말에 "(산업통상자원부 등) 유관부처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며 "외교부 본부와 주미대사관 차원에선 대선과 관련한 정보와 동향은 꾸준히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기 시절 보다 더 전면적으로 중국과 경제·산업 디커플링(decoupling·단절)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기 재임 시절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했고 앞으로는 60% 관세 부과를 예고하며 무역 장벽을 높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밴스 의원을 부통령으로 지명하며 대세론 굳히기에 들어갔다. 밴스 의원은 러스트벨트(Rust Belt·쇠락한 공업 지대)인 오하이오주 남서부 도시인 미들타운에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음에도 변호사와 기업가를 거쳐 상원의원까지 오른 '흙수저 출신'의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밴스 의원은 2016년 자신의 성장 과정이 담긴 회고록 '힐빌리의 노래'를 출간해 작가로도 명성을 얻었다. '힐빌리'(Hillbilly·시골 촌뜨기)는 미 중남부 애팔래치아산맥에 사는 가난한 백인을 뜻한다. 그의 저서는 뉴욕타임스(NYT) 베스트셀러가 되고 넷플릭스 영화로 제작되면서 세계적 관심을 끌었다. 그는 2022년 11월 미 상원의원에 당선돼 정치 신인으로 활약해왔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5일 미 선거분석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 조사에서 대선 승리 확률이 기존 8.4%포인트(P)에서 64.7%P까지 올랐다. 또 7개 경합주인 위스콘신, 애리조나, 조지아, 미시건,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네바다 등에서 모두 우위를 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