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벗고, 교복 입은 소녀 경주마 콘텐츠 '물의' 마사회의 여성 임원은 0명?
암컷, 수컷 말 모두 미소녀화 한 게임 컨텐츠 그대로 따라 영상 만든 마사회 이병진 의원 "여성과 미성년자에 대한 인식 적나라하게 드러나"... 재발 방지 촉구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한국마사회가 경주마들을 여성 혹은 여성 미성년자로 의인화해 물의를 일으켰던 게임 콘텐츠를 모방해 자체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민주당 이병진 국회의원은 16일 마사회가 2023년 카카오 게임 콘텐츠 '우마무스메'(말의 딸)를 따라 해 유튜브를 제작했다가 삭제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우마무스메' 게임은 암컷, 수컷 말들을 여성으로 의인화하고 자극적이고 성적인 이미지로 성 상품화해 출시 이후 물의를 일으켰던 콘텐츠다. 이 중에는 교복을 입은 캐릭터도 있어 미성년자 성 상품화 논란도 일으켰다.
마사회는 저작권 문제를 이유로 콘텐츠를 내렸다고 설명했지만 마사회의 성 상품화와 성인지 의식에 심각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마사회가 제작한 콘텐츠는 마사회 아나운서가 한국 경주마의 특징을 인공지능(AI) 프로그램에 입력하며 우마무스메 풍 캐릭터를 생성해 여성 아나운서들이 경악하는 제스처를 담은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이병진 의원은 16일 국회 농해수위 업무보고 질의를 통해 마사회의 성인지 의식의 결여로 기획 단계에서 문제가 될 부분을 검토하지 못하고 콘텐츠 제작까지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기관 분위기 쇄신을 위한 노력도 마사회에 주문했다.
마사회는 이번 경주마 여성 의인화뿐만 아니라 2018년, 2022년에도 성 비위 문제를 일으켜 국회에서 지적받은 적 있다.
2018년에는 성 비위 사건으로 간부급 임직원 4명이 징계 처분을 받았고 2022년에는 사내 성추행 사건 처리 과정에서 2차 가해가 발생해 관리 부실 문제가 대두됐다.
마사회에서 이러한 일이 지속적으로 발생되는 것은 제 식구 감싸기식 솜방망이 처벌로 조직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지적이다.
이병진 의원은 "경주마를 교복 입은 소녀로 의인화해 배포하기까지 무엇이 문제인지 인식한 임직원이 없었다는 것"이라며 "여성 임원들이 있어서 눈치 볼 사람이 있었다면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개탄했다.
이 의원은 또한 "진장한 기업문화 개선과 재발 방지를 위해 정기환 마사회장의 결단과 대안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공공기관에게 더 높은 성 인식을 가질 것을 촉구했다.
이날 농해수위의 한국마사회 업무보고에서는 마사회의 성비 불균형 문제도 지적됐다.
이병진 의원이 마사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7명의 상임임원 중 여성임원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7월 기준 상임위원·일반직 1급·일반직 2급 총 107명 중 여성은 단 1명뿐이었다. 3급까지 범위를 확대해도 216명 가운데 여성은 32명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