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1분기 우리나라 가구, 먹고 자는데 1조3000억원 더 썼다

국회입법조사처, 1분기 가구 총소비지출액 63조4945억원 황정아 의원 "식료품 등 필수 지출 증가 불가피... 서민 위한 정책 펴야"

2024-06-30     김용숙 기자
민주당

[데일리중앙 김용숙 기자] 물가 상승이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나라 가구의 올해 1분기 소비 지출이 총 63조원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1분기보다 약 2조6000억원가량 늘어난 수치다.

식료품 구매비, 음식·숙박비 등 먹거리 품목의 지출이 각각 6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가구에서 먹고 자는데 1조3000억원을 더 썼다는 것이다.

고물가 속 식료품 등 필수 지출 증가가 불가피해 서민들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회 예결산위원회 민주당 황정아 의원이 30일 국회입법조사처에 의뢰해 제출받은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가구의 소비지출 항목별 총소비지출액은 63조4945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60조9044억원) 대비 4.25% 증가한 것이다.

입법조사처는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의 전국 전체 1인 이상 가구 대상 자료에서 항목별 소비지출액 데이터를 추출했다. 이를 바탕으로 각 가구에 주어진 가중값을 사용해 가중평균을 계산했다. 

입법조사처가 적용한 1분기 표본의 총 가구수는 2183만3527가구로 전년 동기(2157만9415가구) 대비 1.18% 늘어났다.

1분기 가계 소비 지출을 항목별로 살펴보면 먹거리 구매에 해당하는 '식료품·비주류음료'가 8조8184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6872억원(8.45%) 증가한 걸로 집계됐다.

이어 '음식·숙박'이 9조32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34억원(7.04%) 늘었다.

'가정용품·가사서비스' 항목 지출도 2조5817억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1768억원(7.35%) 늘어났다.

통계청은 매분기 가계동향조사를 발표하는데 가구당 월평균 가계수지만을 공표한다.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전국, 1인 이상, 명목)은 290만8117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늘었다.

통계청 조사 항목에서 전년 동기 대비 가구당 월평균 가계수지가 줄어든 항목은 교통(33만5356원, -1.0%), 통신(12만9318원, -0.7%) 등이 있다. 

그러나 전체 지출비로 보면 통신비는 1분기 2조82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3%(120억원) 증가했다. 교통비도 같은 기간 0.22%(157억원) 늘었다.

황정아 의원은 "가구수가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고물가 고통을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가구당 평균 소비지출이 아닌 총가구의 지출액을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황 의원은 이어 "식료품 구매비, 가정용품, 외식 등 필수적으로 소비해야 하는 항목의 지출이 늘어 서민들이 고통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이른바 '부자감세'로 쓸 돈이 없다는 주장을 철회하고 민생지원금 등 가계 경제회복의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한국은행의 'BOK 이슈노트'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100)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품목별 물가 수준을 지수화한 결과 의류 및 신발 161, 식료품 156, 주거비 123으로 조사됐다. 의식주를 종합한 가격 수준은 155로 OECD 국가 평균의 1.5배를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