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 임직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도 '골프 삼매경'... 어민생존권 '나몰라라

최근 3년간 총 561차례 골프 즐겨... 그중 307차례는 평일 일과 시간에 골프장 찾아 수협은행 임직원들은 평일,주말 가릴 것 없이 '마케팅, 고객유치' 명분으로 골프 쳐 원전 오염수 방류 위기 최고조 7~8월 18차례나 골프장 찾아 골프 즐기며 친목 다져 홍문표 의원, 수협 임직원들의 부적절 행태 강하게 질타... "모범을 보이기 바란다" 수협은행 "골프장에 놀러가는 게 아니라 고객유치, 영업 등 업무를 보러 가는 것"

2023-10-25     석희열 기자
수협중앙회와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로 국내 어민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을 때 수협 임직원들은 평일 일과 시간에도 그린 필드에 나가 골프 삼매경에 빠졌던 걸로 드러나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수협은행 쪽은 "골프장에 놀러간 게 아니라 업무보러 간 것"이라 황당한 해명을 늘어놨다.

국회 농해수위 국민의힘 홍문표 의원이 25일 수협에서 제출받은 '수협은행 보유 골프회원권 이용현황'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총 561차례 골프를 쳤으며 그중 307차례는 평일 일과 시간에 골프장을 찾았다.

특히 수협은행 임직원들은 평일, 주말 가릴 것 없이 골프장을 방문했으나 '마케팅, 고객유치'라는 명분 아래 한 차례의 연차 사용도 없이 절반 이상의 시간을 평일에 투자해 골프를 즐겼다.

더욱이 지난 8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으로 국내 수산물 소비 급감 우려 등 어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수협은행 임직원들은 이 기간(7월 1일~8월 31일) 18차례나 골프장을 찾아 골프를 즐겼다.

이런 수협 직원들의 골프 사랑은 최근 임원들의 스크린골프장 방문으로도 이어져 더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수협 내부행사 개최현황'에 의하면 지난 5월 수협중앙회 노동진 회장, 강신숙 수협은행장을 비롯한 임원 15명은 '임원체육대회'라는 명분으로 일과 시간에 수협중앙회 청사 인근 스크린골프장에서 골프를 쳤다.

당시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문제가 정점으로 치닫으며 어민들과 수산업계가 불안에 떨고 있던 시기였다. 이들은 어민들의 절박한 입장이야 어찌됐든 아랑곳하지 않은 채 자신들끼리 어울려 골프를 즐기며 친목을 다졌다.

홍문표 의원은 "최근 이상기후와 자원감소로 인한 어업생산량 감소, 연근해어업 100만톤 붕괴 등 어촌소멸 위기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까지 겹치며 우리 어민들과 수산업계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수협 임직원들의 부적절한 행태를 질타했다.

홍 의원은 "어업인들의 생사를 가릴 수 있는 엄중한 시기에 어업인을 위해 만들어진 단체인 수협중앙회, 수협은행 임원들의 이런 행동은 어민들을 무시한 행동이나 다름없다"며 "10만 어민을 대변하는 대표기관으로서의 모범을 보이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수협은행 쪽은 임직원들이 평일 일과 시간에 골프장에 나가는 것은 업무를 보기 위함이라 해명했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다른 은행에서도 고객 유치나 마케팅 활동으로 골프를 치고 스킨십을 하면서 영업 활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에게 '꼭 평일 일과 시간에 골프장에 나가야 되느냐'고 묻자 "평일날 고객분들이나 영업을 할 수 있는 시간은 평일밖에 없지 않느냐. 평일에 골프장에 놀러 가는 게 아니라 업무를 하러 간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걸 국민이 납득하겠냐'고 추가 질문을 하자 이 관계자는 '아~' 한숨을 내쉰 뒤 "그럼 같이 (골프장에) 가는 분들은 국민이 아니냐"고 따지듯 말했다.

그는 이어 "수협은행 영업점이 전국에 127개다. 영업점에서 1년에 한 번 골프장에 가면 127번 아니냐. 1년에 영업점당 한두 번 나간 것이다. 잘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과하지도 않다"는 취지로 거듭 변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