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가기 싫다"... 병역의무 대상자 중 국적 포기자 연평균 4000명
2019년부터 올해 8월, 병역의무 대상자 중 1만9818명 대한민국 국적 포기 병역 자원 100명 가운데 8명 꼴로 대한민국 국적 포기로 입영 대상에서 제외 반면 군대 안가도 되는 외국 영주권자 중에서 자원 입영자 연평균 600여 명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병역의무 대상자 가운데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한 남성이 연평균 4000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병역 기피의 수단으로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국회 국방위 민주당 황희 의원이 13일 병무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병역의무 대상자(18~40세) 가운데 국적 포기자는 모두 1만9818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입대자 수가 25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병역 자원 100명 중 8명이 국적 포기로 입영 대상에서 제외된 셈이다.
이 가운데 유학 등 장기 거주로 외국 국적 취득 뒤 한국 국적을 포기한 경우(국적상실)가 1만4570명에 달했다. 부모의 경제적 여유와 사회적 지위가 뒷받침돼야 자녀가 유학 등으로 장기 체류할 수 있음을 고려하면 결국 금수저가 병역의무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국적 포기로 인한 병적 제적은 '국적상실'과 '국적이탈'로 나뉜다. 국적상실은 대한민국 국적자가 유학 등 외국에서 장기 거주 등으로 자진해서 외국 국적을 취득하거나 복수국적자가 대한민국 국적을 선택하지 않는 경우를 뜻한다. 국적이탈은 선천적 복수국적자가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는 것을 뜻한다.
전체 국적 포기자 가운데 외국 국적을 선택한 국적 상실자는 1만4570명으로 전체 73.5%를 차지했고 국적 이탈자는 5248명으로 26.5%였다.
국적 포기 뒤 가장 많이 취득한 국적은 미국, 일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순이었다. 미국 국적 취득자는 8096명으로 전체의 55.6%에 달했다. 다음으로 일본 2407명(16.5%), 캐나다 1984명(13.6%), 호주 859명(5.9%), 뉴질랜드 481명(3.3%) 순이었다.
그런가 하면 외국 영주권자 중에서 자원 입영자도 연평균 6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군대에 안 가도 되지만 자진해서 입영을 선택한 사람들이다.
외국 영주권자 등 국외이주자 자원입영 신청 현황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총 3169명이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665명), 미국(579명), 베트남(287명), 일본(185명), 인도네시아(177명) 순으로 많았다.
황희 의원은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해야만 하는 불가피한 사유도 있을 수 있지만 병역 기피의 수단으로 악용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엄격한 기준 정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병역의무 대상자의 국적 포기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의무는 피하고 권리와 이익만 챙기려는 것은 아닌지 철저한 대책 마련과 함께 이중 국적자의 병역 이행을 유도하기 위한 지원방안에도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