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뮤지컬 '나폴레옹' 프렌치 오리지널 공연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나의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는 유명한 말을 남긴 나폴레옹 보나파르트(Napoleon Bonapart). 

프랑스령의 지중해 외딴 섬 코르시카 출신인 나폴레옹은 1789년 프랑스 대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20살의 나이에 혜성같이 나타나 15년 만에 유럽 역사를 바꿨다.

전쟁으로 혼란스럽던 18세기 유럽, 이집트 원정과 마렝고 전투 등을 거쳐 35살의 나이에 황제의 자리에 오른 나폴레옹. 

그의 파란만장한 삶을 담은 뮤지컬  <나폴레옹> 프렌치 오리지널 내한 공연이 12일 밤 서울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펼쳐졌다.

나폴레옹과 그를 황제로 이끈 조력자 탈레랑, 보석처럼 빛났던 연인 조세핀을 중심으로 하는 갈등과 사랑의 대서사시였다.

프렌치 오리지널 내한팀은 '레미제라블' 등 프랑스의 대형 무지컬에서 주연으로 활약했던 로랑 방, 키아라 디 바리, 존 아이젠, 제롬 콜렛, 크리스토프 쎄리노 등 20명의 프랑스 대표 뮤지컬 배우들로 구성된 드림팀이다.

이날 공연에서 '나폴레옹' 역은 로랑 방, '조세핀' 역은 키아라 디 바리, '탈레랑' 역은 제롬 콜렛, '바라스' 역은 피에르 에티엔, '뤼시앙' 역은 로망 프룩투오조, '안톤' 역은 에밀리안 마리온, '클라리스' 역은 마틸드, '테레즈' 역은 타티아나가 맡았다. 그리고 한국과 프랑스 앙상블 배우 등 35명이 무대에 올랐다.

로베스 피에르의 공포정치가 막을 내리고 프랑스 영웅으로 떠오른 나폴레옹이 1795년 파리의 한 파티장에서 조세핀과 운명적인 만남이 그려졌다. 당시 나폴레옹은 26살, 조세핀은 32살이었다. 

나폴레옹의 불같은 사랑으로 둘은 1796년 결혼하고 1804년 12월 1일 마침내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나폴레옹의 황제 대관식이 화려하게 펼쳐졌다.

조세핀은 로즈(rose, 장미)와 같이 아름답고 다이아몬드처럼 눈부셨으며 나폴레옹은 하늘의 찬란한 별처럼 빛났다고 한다.

그때 조세핀은 사치스럽고 낭비가 심하며 후사가 없어 1809년 황후의 신분으로 이혼당하는 것으로 그려졌다.

나폴레옹은 러시아 원정에서 패한 뒤 1814년 4월 프랑스 황제에서 영주로 강등돼 이탈리아 엘바섬에 유배된다. 그곳에서 와신상담하던 나폴레옹은 1815년 2월 엘바섬을 탈출해 파리를 장악하고 100일 천하를 시작한다.

하지만 워털루 전투에서 패배하면서 대서양의 작은 섬 세인트 헬레나에 다시 유배되고 1821년 5월 5일 그곳에서 51세의 나이로 파란많은 일생을 마친다.

이 모든 서사가 2시간 50분에 걸쳐 속도감 있게 펼쳐졌다. 나폴레옹은 전쟁영웅으로 그려졌다. 러시아 원정과 워털루 전투에서 나폴레옹이 패배를 해도 영웅적으로 패한 것으로 묘사됐다.

나폴레옹과 조세핀의 사랑은 당시에도 특별했던 것으로 보인다.

조세핀의 마지막 유언은 '보나파르트(나폴레옹), 로마왕, 엘바섬', 나폴레옹의 마지막 유언은 '프랑스, 육군, 조세핀'이었다고 한다. 둘은 이처럼 마지막 숨을 거둘 때까지 서로를 애타게 부르며 그리워했음을 엿볼 수 있다.

이날 공연에서 '나폴레옹' 역을 맡은 로랑 방과 '조세핀' 역의 키아라 디 바리는 폭발적인 가창력과 빼어난 연기로 한국 팬들에게 최고의 무대를 선사했다.

눈 앞에서 펼쳐진 프렌치 오리지널팀의 웅장하고 화려한 무대에 객석에서는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특히 로랑 방은 본 공연이 끝난 뒤 커튼콜에서 우리말로 "감사합니다" "사랑해요"라고 인사해 큰 박수를 받았다.

뮤지컬 <나폴레옹>은 1994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영어로 초연됐고 2017년 우리나라에서 한국어 버전으로 선보인 이후 프랑스어 공연으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뮤지컬 <나폴레옹> 프렌치 오리지널 내한 공연은 5월 21일까지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이어진다. 월요일을 제외한 평일은 저녁 8시, 주말과 공휴일은 낮 2시와 7시에 공연된다. 

'나폴레옹' 역은 로랑 방과 존 아이젠, '조세핀' 역은 키아라 디 바리와 타티아나 마트르가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