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국회 막말' 이재오 위원장 해임 촉구

국회 정무위 파행... 이재오, 국회부의장에게 "질문 똑바로 해요, 아시겠어요?"

2010-06-21     김주미 기자

국회 막말 논란에 휩싸인 이재오 국가권익위원장에 대한 야당의 해임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이 위원장은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사실상 막말 수준의 발언으로 의원들에게 모욕감을 안겼다.

민주당 우제창 의원 등에 따르면, 이재오 위원장은 이날 국회부의장인 민주당 홍재형 의원의 공직비리수사처 설치 관련 질문에 답하면서 '참내', '되지도 않는 말을 하신다', '신문을 복사해서 보면 되지 않느냐', '질문 같은 질문을 해야지', '질문을 똑똑히 하세요', '아시겠어요?' 등의 상식 이하의 발언을 쏟아냈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권력의 실세로 통하는 이재오 위원장의 막말 소동으로 이날 정무위는 파행됐다. 야당 의원들은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를 모독한 이 위원장으로부터 더 이상 업무보고를 받을 수 없다며 회의를 중단하고 이 위원장의 해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정무위 야당 소속 홍재형·박병석·우제창·신건·이성남·박선숙·조영택(민주당), 임영호(자유선진당), 유원일(창조한국당) 국회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 대통령은 오만방자한 이재오 권익위 위원장을 즉각 해임하라"고 요구했다.

우제창 의원은 이재오 위원장의 발언을 '막말' '폭언' 등으로 규정하며 "우리 야당 의원들은 이재오 위원장이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에 대해 막말을 해대는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더 이상 업무보고가 진행될 수 없다는데 공감하고, 이 위원장의 해임을 대통령에게 요구한다"며 "이 위원장의 진솔한 반성과 철저한 사죄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조영택 의원은 "7.28 은평을 국회의원 재선거 출마가 확실한 이 의원이 언론 노출을 위해 일부러 도발하고 야당에 겁주려고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 위원장을 '무자격자'로 규정했다.

야당은 이에 따라 국민권익위원회의 업무보고는 이재오 위원장이 아닌 후임 위원장에게 추후 받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민주당은 이날 따로 대변인 논평을 내어 막말 파문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재오 위원장은 당장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영민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이재오 위원장의 망발은 국회의원에 대한 모독을 넘어서, 국회에 대한 모독이며 무시라고 할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은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를 안하무인의 태도로 조롱한 이재오 위원장에 대한 해임을 대통령에게 엄중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