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자들의 도시'의 작가 주제 사라마구 타계... 향년 87세

2010-06-19     이성훈 기자

1998년 <눈먼자들의 도시>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포르투갈 출신 작가 주제 사라마구(Jose Saramago·사진)가 18일(한국시간) 87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주제 사라마구 재단은 이날 "사마라구가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란사로템 섬에 있는 자택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지병으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1922년 포르투갈 아징하가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사라마구는 고등학교만 졸업한 후 용접공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나이 마흔 여섯에 이르기까지 우익 독재정권에 저항하는 반정부 공산주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용접공 시절 독학으로 문학 수업을 했던 그는 신사실주의 문예지 <세아라 노바>에서 계급투쟁적 시각의 작품을 선보이며 동인으로 활동했으며, 1947년 소설 <죄악의 땅>으로 문단에 데뷔했다.

1982년 <수도원의 비망록 Memorial do convento>으로 포르투갈 펜클럽상, 리스본 문학상 수상를 비롯해 1991년 포르투갈 펜클럽상 수상, 1992년 포르투갈 '올해의 작가'에 선정되기도 했다.

거침없는 직설과 공산주의에 대한 굽힘 없는 지지로 유명한 그는 그러나 1992년 자신의 작품 <예수복음>을 둘러싸고 포르투갈 보수 정부와 갈등을 빚다 이듬해인 1993년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 란사로템으로 이주했다.

사라마구는 포르투갈 작가 가운데 처음으로 199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뒤 모국에서 많은 찬사를 받았다.

주제 소크라테스 포르투갈 총리는 비보를 접하고 "위대한 문화계 인물인 사라마구가 사망함으로써 문화가 더 빈곤해졌다"고 애통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