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 그리고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역할

이병익(칼럼니스트)

2022-03-24     이병익 칼럼니스트
대통령직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시한이 다가오고 있다. 6월 지방선거 한 달 전까지는 마무리해야 하니 시간이 많지 않다. 늦어도 4월 말까지 합당 절차를 완료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두 당의 합당에 반대하는 국민의당 소속 당원들이 있을 것으로 보는데 이들은 대체로 대통령 후보 단일화에 반대하는 태도를 보인 당원들이라고 추정한다. 

그러나 자발적인 탈당자들을 제외하고는 국민의힘에 흡수 합당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본다. 국회 3석의 작은 정당이지만 이번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가 미세한 우세로 승리하는 데는 안철수 후보와 국민의당의 협조가 컸던 만큼 국민의힘은 형식을 떠나 내용적으로 국민의당을 배려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상대적으로 국민의힘에 비해 국민의당 소속의 출마자들의 결쟁력이 약한 것이 현실이다. 이들은 후보 결정 과정에 당내 경선을 통하게 하면 경선을 통과할 후보자가 거의 없어 보인다. 이들에게도 출마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이 합당의 정신이다.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려면 상대 후보에 비해 경쟁력을 갖춘 후보자가 출마하는 것이 합당하다. 그러나 정당을 보고 투표하는 성향이 있으므로 합당 뒤에는 인물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합당의 역사에 있어서 합당 후에는 당직을 배분하고 출마자에 대한 지분을 나누는 것은 보편적 상식이었다. 정치적 야합이라거나 폐해라고 하는 것은 정치적 메카니즘을 모르는 사람들의 주장일 뿐이고 현실정치에서는 누구라도 인정하는 관습과도 같은 것이다. 

그러나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전격적인 후보 단일화를 하고 합당에 합의했기에 지방선거와 총선을 염두에 두고 지분 나누기를 할 틈이 없었을 것이다. 대선 승리를 위해 전격적 후보 단일화와 합당 발표로 합당의 조건을 따질 틈이 없었던 것은 분명하다.

어차피 합당 절차가 끝나면 국민의힘 소속의 단일대오로 나서게 되지만 다가오는 지방선거와 2년 뒤 총선까지는 국민의당 출신의 출마자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본다. 국민의힘 소속의 광역, 기초 단체장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과 국민의힘 소속이 현역으로 있는 광역시, 도 의원과 기초의회 의원을 제외하고 10~20% 정도를 국민의당 출신 인사들에게 우선 공천을 해야 할 것으로 본다. 이 정도는 배려해야 합당 정신을 살리고 합당에 따른 불이익을 우려하는 인사들의 불만도 없애는 일이다. 

공천의 첫 번째 조건은 당연히 승리를 위한 후보 경쟁력이 돼야 하고 선출 방식은 경선을 통하는 것이 합리적인 정치적 대세다. 그러나 신인 후보에게 적용되는 가산점 제도를 국민의당 출신 후보에게도 적용해 국민의힘 후보와 엇비슷한 경쟁력이라면 우선 공천하는 제도를 도입해 기회를 주고 일부 지역은 전략공천으로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국무총리로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본다. 윤석열 대통령을 만든 1등 공신의 대우를 받아 마땅하다. 안철수 국무총리 임명에 대해 비판하는 누구라도 윤석열 당선인의 의중을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다. 

윤핵관으로 불리는 권성동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안철수 인수위원장에 대헤 "인수위원장이 총리까지 하려고 한다면 과도한 욕심"이라고 했다. 권성동 의원은 무슨 자격으로 이런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으나 부적절하다고 본다. 윤석열 당선인의 뜻이 아니라면 내부 분란을 일으키는 행위에 대해 엄중한 경고가 있어야 할 것 같다. 

안철수 위원장은 후보 사퇴라는 세간의 비난을 감수하고 누가 뭐래도 보수정권 탄생의 산파 역할을 해냈다. 여의도연구소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7% 이상 이긴다고 자만하던 사람들에게 뼈저린 교훈을 줬을 것이다. 윤 당선인은 안 위원장의 헌신에 감사하고 정치적 신의를 지키고자 그를 정권인수위원장에 선임하고 차기 총리로 염두에 두었다고 판단한다. 두 사람 간의 신뢰를 흔들려는 어떤 행위도 대통령 당선인의 뜻에 반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인수위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