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이재명 상고심에서 원심 파기... 6 대 5 다수의견으로 무죄취지 판결

당선무효형 원심을 깨고 사건을 수원고등법원으로 환송... 이재명, 임기까지 지사직 유지 이재명 지사의 허위사실 공표 등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취지 판결하고 검찰의 상고는 기각 이재명 "대법원, 공정하고 올바른 판단과 함께 거짓이 진실을 이길 수 없다는 믿음 확인"

2020-07-16     김영민 기자
대법원

[데일리중앙 김영민 기자] 대법원이 16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상고심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이로써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022년 6월 말 임기까지 지사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원심 판결 중 유무죄 부분을 포함한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수원고등법원에 환송한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이날 오후 열린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선고에서 이렇게 주문을 낭독했다.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지사의 상고심 재판에서 6 대 5로 다수 의견에 따라 일부 유죄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판결한 것이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 재임 시절인 지난 2012년 6월 분당구 보건소장, 정신과 전문의 등에게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도록 지시·독촉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로 기소됐다.

또 2018년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열린 KBS TV 토론회 등에서 상대 후보의 질문에 '친형을 강제로 입원시키려 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허위 발언을 한 혐의(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포)도 받고 있다.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는 1,2심 모두 무죄로 판단했지만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선 1,2심의 판단이 갈렸다.

1심은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지만 2심은 1심과 달리 친형 관련 허위사실 공표에 의한 공직선거법 위반 공소사실 중 형에 대한 강제입원 절차 관여 부분을 유죄로 보고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이 지사는 이러한 원심 판결 중 유죄 부분에 관해 상고를 제기했고 검사는 무죄 부분에 관해 상고했다.

이 사건 주요 쟁점은 형에 대한 정신병원 강제입원과 관련해 상대 후보가 TV 토론회에서 한 질문에 대해 이 지사가 이를 부인하면서 일부 사실을 진술하지 않은 답변을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에서 정한 허위사실 공표죄로 처벌할 수 있느냐 여부다.

이날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쟁점이 된 이 지사의 발언에 대해 상대 후보자의 의혹 제기에 대한 답변·해명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는 "토론회의 주제나 맥락과 관련 없이 어떤 사실을 적극적이고 일방적으로 널리 드러내어 알리려는 의도에서 한 공표행위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또 "이 지사가 형의 강제입원 절차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해도 이런 사실을 공개할 법적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한 반대 사실을 공표했다고 볼 수 없다"며 이 지사의 발언을 허위사실 공표죄로 처벌할 수 없다 취지로 판결했다.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나머지 혐의에 대해선 원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로 보고 검찰의 상고를 기각했다.

이날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는 김명수 대법원장과 11명의 대법관이 참여했다. 김선수 대법관은 과거 이 지사 사건을 변호했다는 이유로 심리를 회피해 판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박상옥·이기택·안철상·이동원·노태악 대법관은 이 지사의 발언이 유권자의 정확한 판단을 방해할 정도로 왜곡됐다며 유죄 취지의 반대 의견을 냈다.

대법원 판결 직후 이재명 지사는 페이스북에 '고맙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습니다' 제목의 글을 올려 지지자들의 성원에 감사의 인사를 했다.

이재명 지사는 "돌아보면 감사한 일 뿐이었다. 지금 여기서 숨쉬는 것 조차 얼마나 감사한지 새삼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또 "공정하고 올바른 판단을 내려주신 대법원에 감사드린다. 거짓이 진실을 이길 수 없다는 믿음, 정의에 대한 믿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해주셨다"고 대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높이 평가했다. 

한편 이재명 지지자 수십명은 대법원 판결 직후 대법원 동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법원이 국민의 기대와 상식에 부합하는 현명한 판결을 내려준 데 대해 감사하고 환영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9월 함세웅 신부, 김홍걸 민화협 상임의장(현 민주당 국회의원), 효림 스님 등은 이재명지키기 범대위를 출범시키고 각계 13만여 명의 목소리를 담아 이재명 지사의 무죄 탄원을 대법원에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