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신당 새 대표에 손학규 전 지사

1차투표에서 중앙위원 과반 득표... 당내 갈등 더 거세질 듯

2008-01-10     김주미 기자

대선 참패의 충격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대통합민주신당의 새 대표에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뽑혔다.

통합신당은 10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중앙위원회의를 열어 교황선출 방식이라는 독특한 투표행위를 통해 손 전 지사를 4월 총선까지 '3개월 짜리' 새 대표로 세웠다.

손 전 지사는 306명의 중앙위원들이 각자 한 명씩 지지자를 적어낸 1차 투표에서 과반수인 164표(53.6%)를 얻어 추가 투표없이 대표로 선출됐다. 김근태 전 의장이 민 우원식 의원은 55표로 2위를 차지했고, 김호진 당 쇄신위원장이 46표를 얻었다.

중앙위원들은 대표선출 절차에 앞서 최고위원 7명에 대한 지명권을 새 대표에게 위임하기로 결정해 신임 손 대표는 지도부 구성권한까지 갖게 됐다.

그러나 이해찬 전 총리가 손 대표 체제 출범에 반기를 들어 탈당하는 등 당내 반발 기류가 심상치 않다. 정대철, 추미애, 천정배 등 경선파와 친노 인사 일부, 쇄신파 초선의원 모임 등이 이날 회의에 대거 불참해 '손학규호'의 앞날이 순탄하지 않음을 예고했다.

실제 이날 손 대표가 얻은 164표는 전체 중앙위원 516명의 3분의 1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그만큼 지지기반이 허약하다는 것이다.

손 대표는 인사말에서 "이제 우리는 우리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국민을 보고 나가야 할 것"이라며 "다가오는 총선거 우리가 겸허한 자세와 진정한 자신 두가지를 제대로 가질 때 우리는 승리의 길을 갈 수 있을 것이다. 반드시 함께 승리의 길로 가자"고 말했다.

한나라당 출신인데다 정체성마저 불분명하다는 당안팎의 비판을 손 대표가 어떻게 견디며 당내 갈등을 추스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