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당대표 출마하겠다"... 대국민사과 22일 만에 정치 재개
당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에 출마 결심... 조배숙·주승용·이상돈 의원 등 당내 반발도 거세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조국을 구하지 못하면 살아서 돌아오지 않겠다는 각오로 얼어붙은 두만강을 건넌 안중근의사의 심정으로 저 안철수, 당을 살리고 대한민국 정치를 살리는 길로 전진하겠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3일 8.27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선 후) 지난 백여 일 간의 괴로운 성찰의 시간은 물러나 있는 것만으로 책임질 수 있는 처지가 못 됨을 깨우쳐줬다"며 "우선 당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에 전당대회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당대회가 단순한 당대표를 뽑는 게 아니라 선출직 비대위원장을 뽑는 선거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12일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9대 대선 제보조작 사건 관련해 "모든 걸 내려놓고 반성과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며 대국민사과를 발표한 지 22일 만이다.
안철수 전 대표는 자신의 당권 도전에 대해 결코 자신이 살고자함이 아니라 당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의당 자체가 사라질 것 같다는 위기감이 엄습하고 절망과 체념이 당을 휩싸고 있다"며 "원내 제3정당인 국민의당이 무너지면 거대 양당의 기득권 정치는 빠르게 부활할 것이고 국민은 그저 포퓰리즘의 대상이 되고 정쟁에 동원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자회견문 곳곳에서 국민의당이 살아야 하는 이유와 자신의 전당대회 출마 배경을 일치시켰다.
정치가 국민 무서운 줄 알고 국민이 대접받는 정치, 정치다운 정치를 위해서는 국민의당이 살아야 하고 튼튼하게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거대 패권 기득권 정당이라는 것이다.
안 전 대표는 "선당후사의 마음 하나로 출마의 깃발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 대선에 나서는 것을 우선 생각했다면 물러나 때를 기다리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지만 제 미래보다 당의 생존이 더 중요하다"며 "이 소중한 가치를 위해 제 모든 것을 던지겠다"고 사실상 8.27전당대회 출사표를 던졌다.
그러나 당내 반발이 이어지는 등 안 전 대표의 앞길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당장 김종회 박주현 박준영 유성엽 이상돈 이찬열 장병완 장정숙 정인화 조배숙 주승용 황주홍 등 당내 12명의 국회의원은 이날 성명을 내어 "책임정치 실현과 당의 회생을 위해 안철수 전 대표의 당대표 출마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이와 관련해 "반대하는 분들도 방법에 차이가 있을 뿐 당을 구하는 마음은 같다"며 겸허하게 당원들의 판단을 믿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출마에 반대하고 있는 의원들에 대해 "한분 한분 찾아 뵙고 소통하면서 최대한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국민의당 8.27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은 앞서 출마 선언을 한 정동영·천정배 국회의원과 안철수 전 대표의 3파전으로 치러질 공산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