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명계남의 반성과 안희정 후보 지지
이병익(정치칼럼리스트)
필자는 명계남씨가 노무현 대통령 후보시절부터 대통령이 되었던 시기에 보수층과 기득권층을 향하여 거침없는 분노의 언사에 대해서 기억하고 있다. 유명인이기도 하고 눈에 띄는 행동으로 적과 아군을 동시에 갖고 있던 폴리테이너로 알고 있다.
내가 명계남씨를 처음 본 건 영화 '초록물고기' 시사회가 열리던 서울극장 앞에서이다. 당시 이한동 전 총리가 시사회에 문성근씨의 초대를 받아 갈 때 수행했었다. 당시는 총리가 되기 전이었고 아마 당시 여당이었건 신한국당의 대선후보였을 때인 것 같다. 시사회를 마치고 나오는데 한 쪽에 서서 이한동 총리를을 계속해서 노려보고 있었다. 뭔가 분노에 찬 모습으로 쳐다보는 것 같아 필자는 이 때부터 명계남씨를 싫어했던 것 같다.
그 후에도 노사모의 리더로 그가 행동하고 말할 때마다 나는 그를 분노의 시선으로 바라보았었다. 그는 연예인이고 공인이었지만 그의 연설에는 독설과 분노 그 자체였다고 기억한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후보 보다도 더 대중을 선동하는 연설을 하고 다녔다. 그의 분노가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나 자신도 당시에는 꼴통진보에 대해서 분노와 적개심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명계남씨만 탓할 일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명계남씨는 "과거 날 서고 정제되지 않은 언어를 써가면서 내가 원하지 않는 세력을 향해 분노를 표현해 온 것이 사실"이라며 "그게 얼마나 편협했는지 생각해보면 부끄럽기 한이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에 필자는 감동을 받았다. 필자도 진즉에 반성을 했고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을 해왔기 때문이다. 내가 분노하고 적대시하면 상대도 나에 대해 같은 생각을 갖게 될 것은 자명한 이치이다.
지금 정국에서 막말과 비난과 음해를 하는 사람은 언젠가 자신도 똑같이 당할 것이다. 분노와 적개심은 적을 만들고 키우며 또 다른 사건을 만들어 낸다. 우리 정치가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 점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안희정 후보의 통합과 협치는 이 시대에 꼭 필요한 화두라고 본다. 분노와 적개심은 묻어두고 더 화해와 상생으로 정치가 진보해 나가는 것이 옳은 방향이라고 본다. 일찍이 이한동 전 총리는 대선에 출마하면서 '포용의 정치'라는 화두를 꺼냈었다. 이 말에 감명을 받고 이한동 전 총리를 지지하고 지금까지 왔었다.
그런 이유로 필자는 정치권에서 분노를 과격하게 표출하는 사람을 증오하게 되고 그로 인하여 필자에게도 적이 생기는 현상을 경험했다. ‘나만이 옳다’라는 그릇된 인식이 정치를 혼란케 하고 불신의 정치행태를 보여 왔다. 지금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를 긍정적으로 보지만 과격한 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우려스럽다. 대선후보로 나서는 사람조차 분노와 적개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더욱 개탄스러운 느낌이 드는 것이다.
문재인 후보를 보면 노무현 정권의 2인자 소리를 듣던 사람이다. 그가 민정수석비서관, 비서실장을 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을 잘 보좌했으면 노무현 대통령의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문재인 후보도 명계남씨처럼 자기반성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정부여당의 실정은 노무현 정권 때도 있었고 이명박 정권, 박근혜 정권 때도 물론 있었다. 지금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국면이고 많은 현직 장관들과 수석들이 구속 상태에 있다.
이들에 대해서 비난하고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노무현 정권 때는 유사한 일들이 없었는지 돌아보면 없었다고 말할 수 있는가? 혹시 정치권에서는 자신들도 밀가루 덮어쓰고 있으면서 남이 밀가루 덮어 쓴 것만 보고 비웃는 짓을 하지는 않는가? 이제는 국민들의 찢어진 마음을 다독거리고 통합과 상생을 주장할 때라고 본다. 그래서 안희정 후보가 주장하는 통합과 협치와 나아가서는 대연정을 지지하는 것이다.
명계남선생의 안희정 지지선언이 반갑다. 필자가 이제 명계남선생과 같은 마음으로 한 곳을 바라보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그가 말한 ‘노무현의 업그레이드 된 사람이 안희정’ 이라는 말도 공감이 간다. 노무현 대통령은 통합의 정치에는 실패했다. 실패한 국민통합을 안희정 후보가 하려고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