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20대 국회의 앞날이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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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대 국회의 앞날이 걱정스럽다
  • 데일리중앙 기자
  • 승인 2016.07.0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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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익(정치 평론가 겸 칼럼리스트)
▲ 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비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여야 의원들 간 고성과 삿대질이 오가는 등 살풍경이 벌어졌다. 국민의당 김동철 의원이 총리를 상대로 대정부질문 도중 새누리당 의석에서 야유가 나오자 이장우 의원을 지목해 "어떻게 대전 시민은 이런 사람을 국회의원이라고 뽑아 놨나"라며 인신 공격성 발언을 해 대정부질문이 중단되기도 했다. 이장우 의원이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고 김동철 의원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 데일리중앙

여소야대의 20대 국회는 여당의 독주는 막을 수 있는 길은 확보됐지만 야당의 생리를 바꾸지는 못할 것 같다.

야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가 몸에 배어 있어서 생산적인 국회상을 정립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여당도 다수당의 지위가 상실된 것을 잊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든다.

여당은 과반의석을 갖고 있던 19대 국회에서는 다수결의 원칙을 주장하면서 국회선진화법의 폐지를 주장해 오다가 과반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20대 국회에서는 더 이상 선진화법 폐지에 대한 의지가 없을 것같다.

국회의장과 부의장직 1석을 갖고 있는 야당은 본회의를 주관하고 본회의를 원활하게 이끌어야 하는 책임이 있다.

오늘 더민주 김동철 의원과 새누리당의 이장우 의원간의 설전으로 본회의가 파행되는 것을 보면서 20대 국회의 미래가 암울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과거 국회 본회의장은 국민의 대표에 걸맞는 예의도 없고 삿대질과 고성으로 의원들 간의 이전투구의 광경을 수없이 보아왔다. 누가 도발을 먼저 했고 누구의 책임이랄 것도 없이 여, 야의 행태는 도토리키재기 형태의 서로의 잘못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싸우다 보면 감정이 격해져서 반말은 예사고 인신모욕성 발언은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의원들의 본회의장을 난장판 만드는 데는 국회의장단의 책임이 크다. 윤리위원회에 회부해서 적절한 징계를 했다면 오늘날의 사태는 막을 수 있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회본회의장의 질서와 품위를 지켜내지 못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발이라고 생각한다.

황교안 총리에 대한 질문을 하는 김동철 의원은 행정부의 수장에 대한 예의를 갖추는 것이 맞다. 자신이 울화통이 터진다고 총리의 답변에 대해서 궤변이라고 단정하는 발언은 자제 되어야 한다. 국무위원들을 국회에 불러냈으면 조목조목 따지고 비판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것이 대정부 질문자의 자세이다. 상시청문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야당의 목소리니까 경청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매년 수 개월을 의원들의 자료조사에 응하고 국무위원들이 국회에 불려나가서 하루종일 대기하다가 불과 몇 분 답변을 하는 이런 제도라면 국정감사권이든 상시청문회법이든 비생산적이고 낭비적인 요소가 아닐 수 없다.

국회의원의 행정부에 대한 자료요구가 터무니없이 방대하고 사소한 것까지 요구하는 현실은 시정되어야 마땅하다. 국정감사권이나 상시청문회권을 국회가 다 가지고 행정부를 견제하고 간섭하는 권한을 국회의원이 갖고 싶은 것은 입법부의 본래의 역할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이로 인한 비능률과 비합리성은 제고 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국회의원이 수 만 페이지에 달하는 자료를 다 읽어 보는 의원이 과연 몇 명이나 되는지 알 수 없다.

국정감사권과 상시청문회법에 대해서는 제도개선을 해야 할 것으로 본다. 국정감사권을 손보든지 상시청문회법을 보완하든지 해서 행정부를 입법부가 길들이려는 시도는 막아야겠다. 현재의 국회의원들의 자질과 전문성으로는 행정부를 제대로 견제하기 어렵다고 본다. 또 국무위원들을 불러서 1대1로 질의 응답하는 제도도 개선해야 할 것이다. 질문하는 의원은 상전이고 답하는 국무위원들은 하인이 된 듯한 이런 모습은 국민들의 입장에서 유쾌하지도 않고 볼썽사납다.

합리적으로 하려면 국회 본회의장에서 국무위원들을 세워놓고 할 일이 아니라 상임위에서 부처 국, 과장급을 놓고 실무적인 질문과 답변을 듣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보지도 않을 자료들을 요청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 무소불위의 국회의원의 권한을 축소하는 것이 20대국회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가는 길이라고 확신한다. 국회의원 스스로 특권 내려놓기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 자신의 행위에 책임을 지는 국회의원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다.

국회상임위든 본회의든 목소리 높이고 분탕치는 사람들은 정해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 국회부터 이런 사람들은 지도부에 충성을 하던 사람이든지 자신을 지역구민에게 부각시키려는 의도를 갖고 앞장선 사람들이다. 국회윤리위를 발동하게 되면 국회에서 징계를 여러 차례 받은 의원들을 공천에서 배제시키는 룰을 만들면 해결될 것으로 본다. 그런 면에서 김동철의원과 이장우의원을 윤리위에 회부했으면 한다.

데일리중앙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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