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새누리당 분당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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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새누리당 분당 시나리오
  • 이병익 기자
  • 승인 2016.03.30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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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익(정치평론가이자 칼럼리스트)

▲ 새누리당은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공식선거운동 사흘을 앞두고 제20대 총선 공천자 대회를 열고 총선 필승을 다짐했다.
ⓒ 데일리중앙
새누리당의 20대 공천은 결국 현역의원을 위한 공천이었다. 정치신인들에게는 공정하게 경선할 기회도 주지 않은 전, 현직 의원을 위한 공천이었다고 단언한다. 그나마 이한구 위원장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일부나마 기존 정치인이 아닌 관료나 친박인사들을 공천에 밀어 넣었다. 유승민으로 대표되는 안티 대통령 세력을 당에서 축출한 것이 친박세력에는 위로가 되었을지는 모르겠으나 선거결과에 따라 어떻게 변할지는 모른다.

김무성 대표는 상향식공천을 주장하면서 실리를 챙겼다고 보이고 현역의원인 비박세력도 공천을 대부분 받았다고 보여 진다. 이번 공천결과는 김무성을 중심으로 한 비박세력과 친박세력이 공천에서는 친박이 조금 우세한 상황으로 보인다. 그러나 선거결과를 예상한다면 5대 5정도의 균형을 이룰 것이라고 생각한다. 계파분류가 애매한 사람들이 힘의 균형을 깨뜨리는 역할을 할 것이다.

선거가 끝나고 유승민이 20대국회에 입성하고 김무성 대표가 친박세력의 압박에 견디지 못한다면 중대결심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은 새누리당의 차기 대선후보가 부상하는 시점이면 여권의 분열을 재촉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권의 잠룡들이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그에 따라 의원들의 줄서기도 진행되면서 심하게 몸살을 앓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유승민의 부상과 오세훈의 등장으로 김무성대표의 현재 지지율도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고 아직도 유효한 반기문 후보론도 새누리당에서는 존재한다. 여, 야간에 개헌논의가 진행될 것이고 야권의 문재인 대표의 결정이 개헌논의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본다. 문재인 대표가 개헌에 찬성한다면 새누리당의 주류인 친박세력들도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개헌이 된다면 이원집정부제가 유력할 것으로 보이지만 순수 내각제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개헌논의가 진전이 없으면 차기대선은 현 제도로 치르게 될 것이고 여, 야의 대권경쟁은 여, 야 모두 심각하게 진행될 것이다. 김무성과 문재인의 대결은 이루어질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한다. 주류인 친박계는 김무성 대권도전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김무성의 그동안 행보는 대권주자로서 신뢰성을 잃었다. 친박세력과의 힘겨루기 과정에서 보여준 약한 모습이 당내의 지지를 받기가 어렵고 친박세력에서는 반 박근혜의 길로 돌아선 그를 리더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팽배하기 때문에 대권에 나갈 길을 열어두지 않을 것이다.

친박세력에서는 대권후보로 나설만한 인물이 없는 것으로 보아 외부영입 가능성이 크다고 보여 진다. 가장 좋은 카드는 반기문을 내세우는 것이지만 반기문의 정치적 리더십을 검증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안심할 수 있는 카드는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과의 신뢰가 제일 중요한 변수로 고려될 것이다. 오세훈이 차차기를 노리고 움직일 수는 있겠지만 보수층의 오세훈에 대한 신뢰가 없는 것이 약점으로 보인다. 이재오가 당선되고 구 친이계가 뭉치고 김무성계가 가담한다면 새누리당은 제 2의 친이계와 친박계의 한판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이명박, 박근혜의 2라운드 대리전이 치러질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본다. 박근혜 대통령이 레임덕을 겪지 않는다면 이번 승부는 친박계의 승리가 될 것이고 급격한 레임덕이 오게되면 친박계의 끈끈함도 사라질 것이다. 양 계파가 팽팽한 힘겨루기를 한다면 그것을 바로 분당사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대선후보를 중심으로 당이 갈라질 가능성이 높다. 친이계가 보수 개혁적인가 아니면 친박계가 더 보수 개혁적인가 하는 경쟁이 생길지도 모를 일이다.

19대 국회의원들을 대거 물갈이 하라는 국민의 여망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애초부터 물갈이는 전략공천이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김무성 대표는 상향식 공천이라는 이름으로 현역물갈이를 외면했고 상향식 공천이 민주적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기득권자에게 유리한 방식을 택했다. 그 결과는 경선과정에서 현역의원들의 압도적인 승리가 드러남으로써 김무성의 상향식공천이 실패한 것으로 규정한다. 국민여론조사로 경선을 대신하는 이 방식은 자체적으로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새누리당은 친박계와 비박계의 전쟁이 치열하더라도 분당상황이 쉽게 오지는 않을 것이다. 보신주의자들이 앞날이 불투명한 분당의 과정을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모험이고 도박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보수주의자들이 흔들릴 가능성은 적지만 이합집산을 해야 할 시기가 왔을 때는 줄서기를 확실히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으로 본다. 집권당의 분당사태는 예가 없지만 이번경우는 좀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이병익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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