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애오라지 계파이익에 집착하는 패권정치 틀 속에 주저앉아 뻔한 패배를 기다릴 수 만은 없어 더불어민주당을 오늘 떠난다"라고 밝혔다.
이로써 더불어민주당 전신인 새정치연합의 공동창업주(안철수·김한길 전 공동대표) 두 명이 모두 당을 떠나게 됐다.
김 전 대표(1월 3일)와 안 전 대표(12월 13일)가 3주일 시차를 두고 같은 장소에서 같은 시간에 탈당 기자회견을 한 것도 묘한 인연이다.
비주류의 좌장인 김 전 대표가 당을 떠나게 됨에 따라 안철수 전 대표의 탈당으로 시작된 더민주의 분당사태는 중대 기로에 서게 됐다.
김 전 대표는 "마침 새해를 여는 즈음애 새희망을 향해서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며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 다시 시작하려는 것"이라고 자신의 탈당 취지를 설명했다.
또 반민주 반민생 반역사의 정치를 고집하는 박근혜-새누리당 정권, 보수의 탈을 쓴 수구세력에게 기필코 승리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해서 새로운 정치질서 구축에 헌신하겠다"고 밝혔다.또 "오늘의 제 선택이 고뇌가 점점 더 깊어가는 동지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드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해 거취를 두고 고민하고 있는 수도권 의원들 추가 탈당 가능성이 점져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탈당 후 거취와 관련해 "오늘 오후부터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대표와 합류할 것이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한 채 이렇게 답했다.
이에 따라 김 전 대표는 탈당 후 제3지대에 머물면서 탈당세력을 한 곳으로 묶어내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최종적으로는 안철수 전 대표가 추진하는 신당에 합류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해 12월 13일 안철수 전 대표의 선도 탈당 이후 추가 탈당한 현역 의원들은 김동철 문병호 유성엽 황주홍 임내현 최재천 권은희 김한길 등 모두 8명으로 불어났다.
더민주 의석은 안 전 대표 탈당 전 127석에서 118석으로 줄어들었다.
더민주 비주류의 또다른 축인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주승용 최고위원이 조만간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함께 옛 민주계(동교동계) 전직 국회의원 40여 명도 함께 당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오는 13일 탈당을 예고한 상태다.
안철수 전 대표가 창당준비위원회를 띄우는 오는 10일을 전후해 후속 탈당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이달 중순이 더민주 분당사태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