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우린 기적을 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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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우린 기적을 원했다
  • 데일리중앙 기자
  • 승인 2014.04.30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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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 30일 서울 강남역 일대에서 아이 엄마들이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망자를 추모하며 행진하고 있다. (사진=KBS 뉴스화면 캡처)
ⓒ 데일리중앙
세월호에 마지막 보루이자 희망이었던 에어포켓이 남아있다는 말에 졸였던 마음을 더 졸이기 시작을 했다.

숨구멍에 대해 모두들 가슴이 쿵쾅되었다. 얼마나 남았을까, 또 얼마나 버티어줄까? 빠르게 전북 될수록 에어포켓이 남겨질 가능성이 크고 그 양도 몇몇의 조난자에게 생명력을 줄 수 있다는 각종 언론과 재난전문가들의 의견에 피해가족들은 한 가닥 희망들 걸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시간이 하염없이 지나가도 가족의 생사를 포기할 수 없었다. 또한 지켜보던 사람들도 응원에 더 박차를 가했다. 한줌의 공기가 배안에 있어 줄 거라는 믿음과 분명 구조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기 때문이다.

간혹 외국의 선박전복 사고 때마다 종종 선원들이나 승선객들이 이 숨구멍으로 72시간이나 버티고 구조된 사례가 있다는 언론의 보도에 더더욱 기대감을 올렸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세월호에 접근하지 못하는 우리 구조대의 모습이 가슴을 두 번 세 번 졸이게 했다. 해양 전문 민간인 잠수부와 군경의 잠수부마저 속속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으니 구조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을 했다.

그러나 사고지역에 무수한 배와 인력이 동원되었지만 물속에 갇힌 배로 접근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워했다. 그곳은 서해에서도 조류가 두 번째로 센 맹골 수로였다.

그래서 제아무리 훌륭한 잠수부라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해안전문가 진단이 발표되자 실종자 가족들은 잠시나마 의지에 찬 마음을 무너뜨리기 시작을 했다.

이에 조류가 심한 탓에 그리고 탁한 바닷물로 잠수부들의 시야는 한치 앞을 볼 수가 없고 수압과 함께 기상조건마저 안 좋아 심하게 요동치는 파도에 번번이 실패하고 물길 밖으로 나오는 모습이 영상에 보일 때마다 여기저기 오열과 탄성이 흘러 나왔다.

"우리가 침묵하면 세월호는 계속됩니다"
30일 서울 강남역 일대에서 아이 엄마들이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망자를 추모하며 행진하고 있다. (사진=KBS 방송화면 캡처)
ⓒ 데일리중앙
이유야 어찌되었건 핑계처럼 들리는 구조대의 진입실패가 연속되자 유가족들과 바라보는 시민들의 마음은 점점 불길한 징조로 쫄아 들기 시작을 했고 추가 사망자 소식을 접할 때는 이미 진도 앞바다는 통곡이 가득 찼다.

배안에 있을 에어포켓의 양이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든다는 소리에 지연되는 수색작업이 야속하기만 했다. 사고자의 그 가족들과 아무런 연고가 없음에도 쳐다보는 자체가 이렇게 가슴이 무너질듯한데 사고가족들은 오죽할까 싶어 차마보질 못하고 보도되는 채널을 다른 곳으로 몇 번이고 돌리고 다시 보고 하는 악순환이 지속되는 열흘이었다.

시간은 어느덧 지나 구조라는 말보다 수색 그리고 희생자 시신유실 방지 전담반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진짜로 기적이 아니고선 어렵겠다는 생각도 나왔다.

밖에 비가 내리고 그 비는 다시금 해안을 높이기 시작했다. 사고 수일이 지난 시점에서 민관잠수부들이 선채 안에 들어섰을 때 차마 눈뜨고 보고 싶지 않은 처참한 상황을 눈앞에 접했고 결국 그 소식은 실종자가족들에게 전달됐다.

에어포켓이 남아있었을 거라는 기대감은 모두 사라졌다. 이제 진짜 남은 것은 국민들의 염원과 가족들의 애끓은 절실함이 소실돼가는 또는 이미 소실된 에어포켓을 만드는 것뿐이다.

▲ 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 데일리중앙
연일 밀실구조와 조류 탓에 구조는커녕 접근자체가 쉽지 않다는 언론도 시간이 지나자 숙연해한다. 우리에겐 아직도 믿겨지지 않은 대형 참사가 눈앞에 벌어지고 있고 그 상황이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것에 차마 웃지 못한 4월을 보냈다.

지금 현실적인 상황보다 모든 국민들의 염원과 희망 그리고 피해가족들의 절망과 절규가 기적적인 상황을 기대하고 있다.

어쩌면 침몰자체가 현실이 아니길 바랐고 현실이라면 모두가 구사일생으로 살아나오기를 바랐을 것이다.

그렇게 보낸 4월 그리고 5월이 되어버린 시간 앞에 차마 누구도 입을 열지 못하는 봄을 노란리본과 함께 바다 위에 띄워본다.

데일리중앙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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