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해진 엔저에 원화 환율은 1100원 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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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춤해진 엔저에 원화 환율은 1100원 밑으로
  • 데일리중앙 기자
  • 승인 2013.05.03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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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한달 여만에 외환당국이 신경을 곤두세우는 1100원 선 밑으로 내려앉았다.

3일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4.5원 내린 1097.1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100원 선 밑으로 내려온 것은 북한 리스크 부각으로 1100원 선을 상승 돌파한 지난 3월 14일 이후 한 달여만이다. 최근 환율이 40원 넘게 내려앉은 가장 큰 원인은 주춤해진 엔저 흐름이다. 미 달러화에 대한 엔화 환율은 지난달 G20(주요 20개국) 회의 이후 시장참가자들의 열기가 식으면서 내리막길을 타기 시작해 최근엔 97엔초반까지 주저앉았다.

◆ "엔저가 주춤해져 환율이 떨어졌다고?"

지난해 말 부각된 '원고(高)·엔저(低)'의 흐름은 올 들어서 확 바뀌었다. 요즘엔 엔화 가치가 오를 땐 원화 가치도 덩달아 오르고 내릴 땐 같이 내린다는 얘기다.

올 1분기 원·달러 환율과 엔·달러 환율의 상관계수는 0.862이었다. 지난해 4분기 -0.899, 3분기 -0.51이었던 것과는 정반대다. 지난해와 달리 올들어서는 원·달러 환율과 엔·달러 환율이 거의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의미다. 두 환율이 같이 움직일수록 상관계수는 1에 가까워지고 역(逆)상관관계가 크면 -1에 수렴한다. 0에 근접할수록 상관관계가 작다는 것을 뜻한다.

이에 따라 최근 외환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선 엔화가치가 오를 때마다 원화가치도 올라 "수출 가격 경쟁력을 우려한 정부의 개입 경계감이 커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날도 당국의 개입 경계감으로 한때 다시 1100원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 "일본은행이 쏟아낸 돈, 한국으로 들어오면 엔화약세-원화강세로 흐름 바뀔 수도"

전문가들은 일본은행이 양적 완화로 마구 풀어 놓은 돈이 일본의 금융기관을 통해 한국으로 들어올 경우 현재 외환시장의 흐름이 금세 바뀔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엔화 약세, 원화 강세 흐름이 또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엔저의 핵심은 결국 양적 완화이기 때문에 일본 금융기관의 포트폴리오가 수익성이 높은 신흥국으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과거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엔 캐리는 글로벌 자금 사정 등 국제금융시장 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한국으로도 엔화 자금이 유입돼 자본 유출입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엔저 공습으로 수출에 악영향을 받으면 한국의 신인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데일리중앙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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