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19일 쇠고기 파동과 관련하여 "국민의 요구를 꼼꼼히 헤아리지 못한 점에 대해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다"고 국민께 사과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대국민 담화 형식의 특별기자회견을 열어 "식탁 안전에 대한 국민의 요구를 꼼꼼히 헤아리지 못했고, 자신보다도 자녀의 건강을 더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며 한층 자세를 낮췄다.
이 대통령은 수십만의 시민이 촛불시위에 나선 지난 10일 '100만 촛불대행진'을 떠올리며 "광화문 일대가 촛불로 밝혀졌던 그 밤에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 끝없이 이어진 촛불을 바라보았다. 시위대의 함성과 함께 오래전부터 즐겨 부르던 '아침이슬' 노래 소리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캄캄한 산중턱에 홀로 앉아 시가지를 가득 메운 촛불의 행렬을 보면서, 국민들을 편안하게 모시지 못한 제 자신을 자책했으며, 늦은 밤까지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수 없이 제 자신을 돌이켜보았다"고 촛불정국으로 힘들어 했던 그간의 심경을 밝혔다.
그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계속 거부하면 한미 FTA가 연내에 처리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았고, 통상마찰도 예상됐다"며 "그러나 아무리 시급히 해결해야 할 국가적 현안이라 하더라도 국민들이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또 국민들이 무엇을 바라는지, 잘 챙겨봤어야 했다"고 후회했다.
그러면서 "미국 부시 대통령에게 우리의 요구 사항을 구체적으로 분명히 밝혔고, 이를 계기로 양국 대표들이 협상을 하고 있다"며 "국민들이 원하지 않는 한 30개월령 이상의 미국산 쇠고기가 우리 식탁에 오르는 일이 결코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도 동맹국인 한국민의 뜻을 존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어려운 상황이지만 미국이 우리의 요구를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며, 만약 수용하지 않는다면 미국산 쇠고기 수입고시를 보류하고 검역중단과 반송하는 등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대통령은 이어 "어떤 경우에도 30개월 이상 쇠고기는 한국민의 식탁에 오르지 않을 것"이라며 "여러분이 뽑은 대통령의 약속을 믿어 달라"고 국민의 이해를 구했다.
또 "취임 두 달 만에 맞은 이번 일을 통해 얻은 교훈을 재임 기간 내내 되새기면서 국정에 임하겠다"며 "국민과 소통하면서, 국민과 함께 가고, 국민의 뜻을 받들고, 반대 의견에도 귀를 기울이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국정쇄신과 관련해 "첫 인사에 대한 국민의 따가운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여서 국민의 눈높이에 모자람이 없도록 인선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청와대 비서진은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대폭 개편하고, 내각도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특히 "대선 공약이었던 대운하 사업도 국민이 반대한다면 추진하지 않겠다"며 "어떤 정책도 민심과 함께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절실히 느꼈다"고도 했다.
마지막으로 대통령은 "물가를 안정시키고 서민의 민생을 살피는 일을 국정 최우선으로 하겠다"며 "공기업 선진화, 규제 개혁, 교육제도 개선 등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 꼭 해야 할 일들은 철저히 준비해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1시간 가량 진행된 이 대통령의 이날 특별기자회견은 공중파 텔레비전을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다.
최우성 기자 rambo536@dailiang.co.kr
거짓이 아닌 진심에서 우러난 반성이어야 한다.
꼼수라는 말이 다시는 나오지 않도록 솔직하고 진정성을 보여라.
그래야 난마처럼 얽힌 이 난국을 풀 수 있다.
이 난국을 풀어야 대통령이 그토록 하고 싶어하는 경제살리기에 올인을 할 수 있지
이상태에서는 어느 정책도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그럼 승패는 뻔한거다.
동력이 안 실리는 정책이 어찌 성공할 수 있으리.